공중보건 정책의 방향
2020-10-12 (월)
문성길 /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거슬러 올라가 조국 한국에선 한때 전 국민의 영양상태 불량의 원인으로 기생충의 하나인 회충이 문제꺼리가 된 적이 있다. 특히 청소년 연령대의 학생들이 파리하고 얼굴에 버짐이 생기고 도무지 힘을 못 쓰는 지경에 이르러 부모, 선생님, 보건당국 할 것 없이 근심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에 기생충 전문가들을 비롯한 보건 방역당국자들이 전 국민들을 대상으로 구충제 복용운동을 전개하게 된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선의의 좀 과장된 선전이 필요할 때가 바로 이런 경우이겠다. 구충제 미 복용시 일어날지도 모르는 각종 폐해를 좀 심하게 과장되게 말해 반드시 구충제 복용의 당위성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실제로 학생들 중 구충제 복용을 강제로 실시할 시간에 변소로 피신하던 학생들도 있었다). 어쨌거나 그러한 시절이 있었고 무사히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구충 방역 사업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그 이후 한강의 기적 등 눈부신 경제발전으로 오늘날 국민들의 건강은 일반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동참하게 됬다.
헌데 근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퇴치정책 수행과정에서 미국 대통령과 보건방역 당국자들 간의 불일치가 간과하기엔 위험수준에 이르렀다. 무지해서이기도 하겠고 국민보건 문제를 대통령 재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사고와 행동으로 밖에 여길 수 없으니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사태이다.
세계 감염인구 3천7백만 명의 20%에 해당하는 750만 명의 감염자에 사망자도 21만 명을 상회하고 있음에도, 대통령이란 사람 왈 “아무 것도 아니니 두려워 말라!” 하지를 않나, 엄연히‘감염 전파자’임에도 마스크도 멋대로 벗어버리기 일쑤이며, 자가 격리 대상임에도 수칙을 어기고 활보하며 주위의 조력자들에게 정신적, 육체적 위험성을 마구 내던지는 모습은 하루바삐 선거로 그를 지도자의 위치에서 내려오게 해야 된다는 사실이 명백해진다.
국민들이 방역수칙을 안 지킨다면 겁을 주어서라도 지키게 해야 할 일국의 지도자가 솔선해서 방역당국의 지침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지침 변경까지도 압력을 넣으니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보도엔 바이든은 코로나 방역에, 트럼프는 경제에 강점이 있다고 한다. 트럼프의 경제 강점이라는 건 허울 좋은 개살구이듯이 기득 경제적 상위계층(일례로 뉴욕 증권시장 격랑을 걱정하는 계층은 일반서민들과 거의 상관이 없지 않은가)을 주로 위하는 경제정책이지 정말로 대다수 힘든 국민들을 위한 것(해고로 인해 어린자식들에게 줄 끼니걱정을 해야 하는 싱글 맘도 있다는 사실)이 결코 아님은 양심 있는 경제학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바일 것이다.
지도자의 무릇 가장 중요한 요건은 가능한 한 모든 이들을 화합시킴이지 분열시킴이 결코 아님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문성길 /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