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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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2020-10-11 (일) 유경찬 / 포토맥 문학회 후원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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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던 고향에 갈 적에
가랭이 걷고 개울 건너던 시절
미루나무 그늘 오솔길 지나
황토 흙 내음에 마음을 심던
개울목은
옥양목 치마저고리의 마을 아낙네
흰 고무신 나들이 길의 긴 여로

세월에 묻혀 변해버린 나날들에
미니스커트 한 발자국 사이사이
흐르는 물 위에 빛나는 아름다움
어떻게 흘러간 날들에 찾을 수 있나

그토록 멀어져간 발돋움의
시야에는
과묵하게 지켜 온 고향의 인습
때 묻고 찐득한 인정들은 전부가
붙잡을 수 없이 잊혀져가는
밤낮이라
지금은 변함없이 흐르는
시냇물 소리 뿐

이끼 낀 징검다리는 하나 둘씩
흐트러져
저만치 시야가 멀어져 가는 현실은
고향길 시냇가에 저무는
그리움 뿐이지요

<유경찬 / 포토맥 문학회 후원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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