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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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의 한의원 진료

2020-10-07 (수) 연태흠 / 한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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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태흠 한방칼럼

비대면시대가 본격적으로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식당에서의 투고문화는 이미 자리를 잡은 듯 하고 병원을 방문하는 일도 가벼운 증상은 다 전화로 하며 약 처방만 받고 약국을 직접 가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일찌감치 미세먼지로 인한 마스크 착용이 자연스러웠고 배달문화 역시 세계 1등을 자랑하고 있다. 그래서 2020년 비대면 시대에 가장 잘 적응해 나가고 있었던 건 아닌가 싶다.
따져보면 이곳 미국에서도 피자배달이 일찍부터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각 식당들도 배달서비스를 강화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데 더디긴 하지만 조금씩 배달 혹은 픽업 스타일로 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대면을 해야 하는 직업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 중의 하나가 본인이 하고 있는 한의원이다. 수천년간 환자와 대면하면서 얼굴색을 살피고 혀를 보고 환자에게서 나는 채취를 느끼기도 하고 아픈 곳을 만져봐야 하고 진맥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직접 침을 통해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한의사와 환자가 안 만나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침 치료는 반드시 한의원을 방문해야 하지만 비대면으로 먼저 상담할 수는 없을까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왔다.

한방진료는 망문문절(望聞問切) 4가지에 의해 진단하게 된다. 환자를 눈으로 보고 진단하는 것, 환자의 목소리나 기침소리, 숨소리 등을 듣는 것 그리고 아픈 증상과 상관된 사항들을 물어보는 것, 마지막으로 맥진을 통해 이상의 3가지 방법으로 판단한 것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처럼 마지막의 맥진은 무슨 점쟁이처럼 아픈 곳을 알아맞히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확진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부득이 한 상태라면 맥진을 생략하더라도 어느 정도 진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진맥이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는 없길 바란다.
그러므로 만일 환자의 상태가 한의원을 올 수 없는 상태이거나 요즘같이 비대면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셀폰등의 화상채팅을 이용한 진단과 한약처방도 어느 정도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런 비정상적인 시기가 하루속히 정상적인 시절로 돌아와서 예전처럼 마음 놓고 진료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시간이 오기만을 바랄뿐이다.

문의 (703)642-6066

<연태흠 / 한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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