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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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2020-09-29 (화) 이광자 / 한미교육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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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한국학교 반세기 역사를 돌아보며

반백년을 견디어온 지금의 워싱턴통합한국학교는 여러 변화를 거치면서 더욱 단단해지고 성숙돼 왔다. 인간의 생에서 50년이면 요즘 100세 세상에서도 반이 꺾여 내리막길이라지만 우리는 아니다.
통합한국학교를 운영하는 한미교육재단의 학교가 가는 길이 아니라 한인 학부모와 학생들이 모두 함께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보일 수가 없다. 우리 한국인의 뿌리는 1.5세, 2세, 3세, 4세…로 면면히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리 한국인의 ‘맥’은 이렇게 이어진다. 한국인의 ‘마음’은 이렇게 이어진다. 그래서 우리 모두 함께 가야하는 길이다.

워싱턴통합한국학교는 그동안 많은 것들을 경험했다. 세상은 빠른 물살처럼 모든 것들이 스쳐 지나듯 급히 지나간다.
그냥 빨리 빨리…. 누군가 우스갯소리로 50년 전에 있던 것, 없던 것이란 질문조차도 무의미해지는 세상이라지만 우리는 우직하게 우리 길을 간다. 후세들에게 한국의 얼, 말, 글을 가르치는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라는, 누구도 예측 못한 뉴 노멀의 시대에 교육제도, 교육방식, 학생들의 필요와 사고력 등의 변화와 흐름에 따라 우리도 배우며 앞장서서 가려고 노력한다.
올해 6월 초에 계획했던 50주년 개교 기념행사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취소하고 2020-2021학년도 가을학기를 온라인 ‘화상수업’으로 시작했다. 교사들과의 화상 회의와 교사훈련 등을 하며 또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듯하다.
화상 수업을 이끌어 나가는 교사진과 두 캠퍼스 교장들의 노고가 안쓰럽고, 고맙다. 어린 학생과 함께 컴퓨터 스크린 앞에 나란히 앉아계신 학부모들의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고 감사했다.

이러한 팀웍은 우리 모두가 함께 가야하는 길의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오랫동안 유행했던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모든 마을 사람들의 힘이 필요하다(It takes a village to raise a child)’는 문구를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긴다.
그동안 통합한국학교를 여러모로 도와주시고 격려해주신 동포들께 지면으로나마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이광자 / 한미교육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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