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2020-09-24 (목)
황미광 / 시인
마스크를 써야
서로 만날 수 있는 세상이 올 줄은 몰랐다
숨을 쉴 수 있는 곳은 다 덮은 채
오뉴월 삼복더위 잘도 견디었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핑계이고
이길 수 없는 나 자신과 싸웠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이름아래
풍경처럼 무심코 지나치는 삶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봄 여름 가을 차례로 삼키며
질주하는 이 싸움의 끝에
거리두기가 전리품으로 남지 않기 바란다
지금 나를 가린 마스크 한장이
우리 사이를 덮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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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광 /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