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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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당신도 금수저로 돼 가는가?

2020-09-15 (화) 이영묵 문인 /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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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인권문제이다. 그 불씨는 아프리카에서 흑인을 노예로 끌고 온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뜨거운 문제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고금을 통해서 강한 나라가 이웃 나라에 쳐들어가서 약탈을 하고 또 포로들을 끌고 와서 노예로 삼은 것이 역사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약성서도 어찌 보면 유대인의 노예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이 심상치 않다. 한국의 노예들은 남에 나라에 쳐들어가서 잡아온 포로가 아니라 바로 이웃에서 같이 사는 동족이었다. 물론 나라에 역적죄를 지었거나 큰 범죄자를 노비로 삼는 소위 관비제도가 있었으나 그것보다 개인이 마치 물건처럼 소유하는 사노비가 조선시대에는 거의 40%에 달했다. 이 노비들은 노비제도에 대해서 증오심이 대단했다. 한 예로 임진왜란 때에 한양에 왜병이 쳐들어오기도 전에 노비들이 노비문서를 불살라 버리려고 궁에 불을 지른 것을 볼 수 있겠다.

이러한 신분제도는 고종 31년(1984년) 갑오개혁을 통해 법적으로 폐기되었지만 실질적으로 계급사회는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조선 말기에 새로운 사회 질서 정립기에 신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새로운 양반계급으로 대체 되었다 하나 이 신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결국 구세대의 양반들의 후손일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그 동안 물질문명의 사회는 더욱더 발전했다. 그래서 불행하게도 오늘 날 빈부의 격차는 더 벌어졌고 하층계급의 사람들이 상층으로 올라가는 사다리는 아주 좁아졌다.
이렇게 몇 백 년 동안 이어온 노비 또는 하층 계급 사람들의 쌓여온 불만의 표출이 결국 3년 전에 발생한 소위 촛불시위이었다.


이 촛불시위는 바보 같은 보수랄까, 전 정권 사람들이 촛불시위 사람들을 껴안지 않고 적으로 삼는 자살골 덕분에 현 문재인 정권을, 즉 민주화 투쟁 세력들이 정권을 쟁취한 것이 아니라 굴러들어와서 정권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렇게 갑자기 굴러들어온 정권의 탄생이 나라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전 정권에서 정유라라는 한 젊은 여성이 이화여자대학교 부정입학이라는 교훈을 잊은 것 같다. 없어져 버린 사다리에 절망하는 그 하층 계급의 사람들의 촛불시위가 결국 혁명으로 변한 것을 말이다. 그들은 장관의 딸의 부정입학, 장관의 아들의 병영생활 편법 등이 몰고 올 폭풍을 생각을 못하는 듯하다. ‘엄마 찬스’ ‘아빠 찬스’라는 시중의 떠도는 예사롭지 않은 말을 실감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나의 상상이 너무 나가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으나 자꾸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 농장’에서 주인공들인 돼지들이 떠오른다. 폭압의 주인을 쫓아낸 후 그들 자신들이 또 하나의 폭압자로 변신하는 이야기 말이다.
지금 한국이 세계의 경제 침체, 코로나 펜데믹으로 하층의 사람들이 어려움에 쳐해 있는데 금수저가 되어버린 현 정권의 행태를 보면서 그 하층의 사람들이 3년 전 촛불 시위 때 보다 더 분노하는 것 같다. 돈 몇 푼으로 그들을 달랠 수는 없다. 또 하나의 특권 의식, 특권 행위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해결책이다.

조선 왕조 때에 40%의 노비와 지금 문 정권의 40% 콘크리트 지지가 모두 40%인 것이 우연히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지금의 그 40%의 사람들을 보자면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들이 두꺼운 사회 하층을 이루고 있고, 그들이 문 정권을 지지 해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 정권은 자기의 정권의 지반인 바로 그 40%를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문 정권은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하고 금수저로 변했다는 느낌이다. 이 금수저 행태가 지속되면 그 40% 사람들이 지지하는 것에서 이탈이 아니라 다른 또 하나의 촛불시위로 그리고 혁명으로 폭발할 수 있다. 현 정권은 각성해야 한다.

<이영묵 문인 /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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