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에 일탈(逸脫)을 꿈꾸며
2020-09-14 (월)
윤관호 / 시인
새벽에
신문을 주우러
대문을 여니
썰렁한 바람
기다렸다는 듯
온몸 흔들고
낡은 초록 옷을
입은 나무들이
제 위치에서
살포시 미소 짓는다
밤새 울은 귀뚜라미
지치지도 않는지
막힌 귀를 뚫고
영혼의 소리를 들어보라는 듯
소리를 내고
집 앞에 세워 둔 자동차
잘 쉬었다며 윙크한다
오늘은 일상에서 벗어나
저 자동차를 몰고
야외로 나가
초가을과 데이트나
즐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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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호 /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