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새 식구가 생겼다. 막내딸이 오랫동안 너무나 원했던 강아지를 한 마리 입양했다. 작고 예쁜 강아지인데 전 주인에게 학대를 받아서 사람을 무서워한다. 오랜 기간 인내를 가지고 많은 사랑을 주어야 되는 그런 강아지다. 그런데 처음 공항에 도착했을 때 만난 사람이 막내딸인 이유에서인지 집에 온지 하루도 안 되서 막내딸에게는 마음을 열었다. 그래서 이제 집에 온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아직도 막내딸만 유일하게 이 강아지를 만질 수 있다. 막내딸과 강아지 사이에는 믿음이 생겼다.
아직도 집을 구입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우리 한인들이 좋아하는 대부분의 지역은 부동산 구입의 열기가 아주 뜨겁다. 인기가 좋은 지역의 잘 꾸며진 집을 사기 위해서는 프리미엄을 주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프리미엄만 준다고 무조건 구입이 가능하지도 않다.
보통 인기 있는 지역에 잘 수리된 예쁜 집을 사기 위해서 오퍼를 넣어 봤다면 그 고충을 알 것이다. 여러 오퍼가 한꺼번에 몰린다. 그것도 집이 마켓에 나온 지 단 몇 일만에 일어나는 일이다. 그렇다보니 아무리 내가 맘에 드는 집을 찾는다 하더라도 내가 오퍼를 넣어도 떨어지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그리고 이렇게 오퍼를 넣었는데 떨어지는 일이 몇 번 생기고 나면 믿음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나와 내 손님간의 관계는 믿음이 아주 중요하다. 우리는 부동산이란 큰 물건을 사고파는 일을 대행한다. 아마 살면서 부동산만큼 가격이 비싼 물건을 사고파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비싼 물건을 사고파는 것을 대행해 주고 옆에서 조언해 주고 모든 서류 과정을 도와주는 일을 하는 나와 이 모든 것을 의뢰한 손님과의 관계에서 믿음이란 너무나 중요한 요소이다.
더군다나 요즘같이 여러 오퍼가 한꺼번에 몰려서 가장 좋은 오퍼가 선택받는 마켓에서는 손님과 에이전트 사이의 믿음이 너무나 중요하다. 집을 사려는 손님이 맘에 드는 집을 찾았을 때 처음에 에이전트가 하는 일은 현재 오퍼가 있는지, 있으면 얼마나 있는지, 어떤 오퍼인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그 전에는 이 집의 가격이 합당한 가격인지, 동네 시세에 비해서 잘 나온 가격인지, 비싸게 나왔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그 후에는 언제까지 오퍼를 넣어야 하고 셀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하는데 이건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단계이다. 그리고 이런 모든 상황을 종합해서 어떤 오퍼를 넣으면 이 집을 구입할 수 있게 되는지를 알아내게 된다. 하지만 진짜 숙제는 이 다음부터이다.
내가 아무리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내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하더라도 내 손님과 나 사이에 믿음이 없다면 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된다. 자칫하면 무조건 집을 팔아버리기 위한 상술로도 보일 수 있고 어떻게 해서든지 가격이 비싸거나 말거나 커미션만 챙기려는 것같이 보일 수 있다. 오퍼를 넣어서 한 두번 떨어져보면 아니란 것을 금방 알 수 있게 되지만 만약 믿음이란 게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바이어들은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모든 거래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비즈니스맨들 사이에서는 악수가 서류에 사인하는 것보다 더 무서운 약속이다. 그들 사이에는 믿음이란 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문의 (703) 496-4989, (410) 618-4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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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 오 / 일등부동산 뉴스타 세무사·Principal Bro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