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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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2020-09-09 (수) 손인자 / 두란노 문학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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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모를
화사함도 없이 보라색 입고 핀 꽃
햇빛도, 행인들의 발걸음도 피하고
잡초들과 무리하여 삶을 만끽하네

일상으로 지나가는 언덕 길 근처에
들숨 따라 코가 이끄는대로
한발 한발 끌려 멈추어 선 곳

아! 가슴속 깊이 스며드는 달콤함
그 향기 모두 내 것인 양 마음껏 담으려는데
‘윙’ 벌들의 행진이 주위를 맴도네


너는 좋은 장소, 많은 사랑 받을 곳을
피한 듯
왜? 여기 이 무성한 잡초들 속에서…

바람결에 속삭이듯
‘네 있는 자리서, 네 몫을 다하여
네 향기 널리 퍼트리라고’

<손인자 / 두란노 문학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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