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적용이 왜 안되죠?
2020-09-02 (수)
신석윤 / 약사
코로나를 지나가면서 우리의 모든 생활이 바뀌어 가고 있다. 생활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기존 관념들까지도 흔들거리면서 점차 바뀌는 것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제일 안 바뀌는 것 중에 하나를 뽑을 라고 한다면 거의 모든 분들께서 아마도 의료 보험이라고 이야기 하실 것이다.
약국에서 환자들을 대하다 보면 제일 많이 불평을 하시는 부분이 약의 효능도 아니고 약의 개수도 아닌 바로 환자분들이 가지고 계신 의료 보험인 것을 오랜 약사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20여년 넘게 지금까지 약사를 해오면서 미국의 의료보험이 단 2번 변했다. 아니 변한 것이 아니라 없던 것이 새로 생겨났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메디케어 약 보험(메디케어 D) 이고 그리고 두 번째가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지만 처음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전국민 오바마 케어 플랜이다. 이런 2번의 새로운 보험이 생겨나면서 미국의 의료보험은 점점 더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점점 더 많은 약들이 보험의 적용 범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이렇게 가다가는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약국은 일반 병원과는 달리 환자분들이 직접 그 자리에서 약값을 지불해야 된다. 그래서 늦게 나오는 병원비와 진료비 그리고 치료비는 아무리 비싸게 나와도 일단 비용을 내는 것에 대한 저항을 약국 보다는 그렇게 크지는 않다. 약국은 이와는 정반대의 경우이다 보니 비용에 대한 저항성이 큰 편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약값이 병원비보다는 적지만 바로 지불을 해야 되기 때문에 머뭇거리게 된다. 특히 보험이 적용이 안 될 경우에는 더 심하다. 그래서 만약에 보험에 적용이 안 되는 처방전을 가지고 오신 분들께서는 거의 대부분 약을 가지고 가지 않는다.
이렇게 보험에서 약에 대해 적용을 안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대표적인 몇 가지를 예로 들어 그 의미와 해결방법을 알려 드리고 싶다. 이중 제일 첫 번째가 ‘prior authorization’ 즉 ‘사전 승인’이 필요한 경우이다. 사전승인은 말 그대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보험회사가 약을 적용하기 전에 의사에게 ‘왜 이 약이 이 환자에게 필요한지?’를 물어보고 그 대답이 타당하면 보험회사가 약을 보험가격으로 적용을 해준다. 그래서 약국은 보험적용 전에 보험회사에게서 사전승인을 받아야 된다. 이 사전승인은 보험회사가 승인이 날수도 있지만 거절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렇게 거절이 되면 약값의 부담이 늘어난다.
두 번째로 많이 생기는 것이 ‘Not in the formulary’ 즉 ‘보험적용이 안 되는 약’ 이다. 위에서도 말을 한 것처럼 보험회사가 환자 개개인에게 보험 계약을 할 때 환자의 보험비용에 따라 보험을 적용하는 약의 범위를 정해 놓고 있다. 그래서 아무리 부부라고 하더라고 제각각 보험의 적용하는 약의 종류가 다르다. 이런 경우에는 보통 일반 큰 약국에서는 보험이 적용이 안 된다고 말을 하면서 보험이 적용이 안 된 금액을 받는다. 하지만 이럴 때는 근처 한국약국으로 가서 사정을 이야기 하면서 약사가 의사와 보험에 각각 전화를 걸어서 보험이 적용할 수 있는 약으로 바꾸어 준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비용을 많이 절감할 수 있다.
미국에서 살면서 제일 신경을 많이 써야 되는 부분이 아마도 건강 보험일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문의 (703) 495-3139 바라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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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윤 / 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