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마스크에 관하여
2020-08-28 (금)
마스크 착용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코로나 확산 방지책이다. 공중 보건당국은 마스크와 관련된 새로운 사실이 검증되면 즉각 착용지침을 업데이트 한다. 학계에서도 마스크와 관련한 새 실험결과가 나오면 바로 알린다. 마스크가 필수용품이 된 소비자들은 마스크 사용과 관련한 질문들이 많다.
중요한 것은 모든 마스크가 다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서는 최근 망사 마스크가 문제가 됐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달 초 숨을 내쉴 수 있는 밸브나 통풍구가 부착된 마스크 착용을 경고했다. 이런 제품은 외관상 그럴 듯하다. 일반 마스크보다 하이텍 디자인으로 보여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밸브나 통풍구를 통해 작은 호흡기 입자인 비말이 방출되기 때문에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기능이 없다.
3M 등이 이런 마스크를 출시한 것은 먼지가 많이 나는 공사현장을 위해서였다. 공기를 흡입할 때 먼지는 필터를 통해 걸러내는 대신 작업자들은 통풍구를 통해 보다 쉽게 숨을 내쉴 수 있게 디자인된 것이다. 예컨대 부엌 리모델링 공사를 할 때는 제격이겠으나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 방지용은 아니다.
마스크 중에서 ‘숨쉬기 편한’ 등의 광고 문구가 있는 것은 편한 만큼 바이러스 전파 방지에는 허점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변경된 CDC 지침에 따라 메이저 항공사들은 탑승 시 이런 마스크 착용을 허용하지 않는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적당한 것은 몇 겹의 면직물로 된 천 마스크이다. 안개 같은 연무질, 에어로졸 감염 방지에는 한계가 있으나 그보다 입자가 큰 비말은 대부분 차단한다. 구하기 쉽고 무엇보다 관리가 간단하다. 다른 옷가지처럼 세탁기에 넣어 돌리면 된다. 아니면 세재에 담가뒀다 손빨래를 해도 될 것이다. 공중 보건당국이 지적하는 한 가지는 천 마스크는 매일 빨아 쓰라는 것이다.
주료 의료진이 착용하는 N95와 외과용 마스크가 좋긴 하지만 가정에서는 세척할 수가 없다. 햇빛에 내놓으면 자외선으로 마스크 표면의 바이러스를 소멸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이 많다. 하지만 자외선이 살균할 정도인지 측정할 수 없고, 직사광선을 쬐면 이런 류의 마스크는 기능이 손상될 수도 있다고 한다.
요즘 메이저리그 야구를 보면 프로야구 감독이나 코치 등이 목에 걸고 있다가 위로 끌어 올려 입과 코를 가리는 목가리개(Gator)형 마스크를 쓴 모습이 중계 화면에 종종 잡힌다. 이런 류의 마스크는 쓰지 않느니만 못하다는 한 실험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마스크의 재질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지만 예컨대 스판덱스 등으로 된 것은 비말을 더 잘게 쪼개 방출하기 때문에 공기 중에 바이러스를 오히려 더 오래 머물게 한다는 것이다. 착용이 간편하다 보니 하이킹 때 쓰기도 하는데 이같은 역작용이 있다고 한다.
잘 알려진 사실 중 하나는 마스크는 바이러스 보균자가 착용해야 전파 방지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조사하는 기관마다 수치가 조금씩 다르게 발표되지만 미국치과협회(ADA) 최근 자료에 따르면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접촉했어도 두 사람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면 전염률은 1.5%에 불과하다고 한다. 감염자만 마스크를 착용한 경우 전염률은 5%, 비감염자만 썼을 때는 70%, 두 사람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았을 때 전파 확률은 90%라고 한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는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