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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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또 다시 떠올라야 한다

2020-08-25 (화) 이영묵 문인 /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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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끝났다. 전 세계인들은 환호하고 기뻐한 것이 아니라 아무런 의미도 없는 전쟁으로 수백 수천만의 생명을 앗아가고 폐허와 굶주림만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사실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세태에서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라는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을 썼다.
소설 내용이 어찌 보면 사람 특히 남녀의 관계가 복잡하고 꽤나 퇴폐적 이라고 할 수도 있고 또 도덕적, 윤리적으로 방향감각을 잃어버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절망하는 내용으로 보인다.

하지만 좀 더 깊이 숙독을 하면 헤밍웨이는 땅은 영원히 있고, 인생은 길고 그래서 해는 다시 떠오른다며 희망을 기다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려 한다고 나는 받아들였다.
그러나 세계는 냉혹했다. 헤밍웨이의 꿈과 달리 사회의 혼란, 대공황이란 늪 속에 빠진 경제 속에서 사람들은 몹시 지쳐 갔다. 그리고 이 혼란의 사회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강력한 리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희망이 불행하게도 독재자의 탄생이었다. 또 더 나아가 정권을 잡은 탐욕스러운 독재자는 남의 나라를 넘보게 되었고 결국 또 하나의 세계대전을 낳았다. 히틀러와 2차 세계 대전이다.

새삼 백 년 전에 발간된 이 소설을 소개하는 것은 지금 한국이나 미국의 사회가 바로 그 시대의 현상을 재현할 것 같은 징조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걱정스럽게도 사회의 혼란, 경제공황, 독재자의 출현, 이웃 나라와 전쟁의 순서로 전개될 듯하다는 말이다.
한국? 정말 끔찍스럽다. 소위 좌파나 우파 사람들 제 정신들이 아니다. 그러니 지금 이처럼 극렬하게 좌파와 우파의 죽기살기식 싸움에 식상한 국민들이 제 3세력의 독재자를 부를 것 같아 걱정스럽다.


미국?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국민들의 모습에서 이미 미국사회가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또 흑인 인권운동에서 일부가 보여주고 있는 약탈과 방화, 총기 난사 등으로 모두를 절망시키고 있다. 그리고 돈이 곧 신(God)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앞잡이인 언론들이 미국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다.

1914년 1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1920년대에 대공황, 그리고 1933년 히틀러의 집권 그리고 1939년 히틀러의 폴란드 침공으로 2차 세계 대전의 돌입까지 25년밖에 안 걸렸다.
그러나 이제 세계는 1900년도 초기보다 사회 변화에 모든 것이 빠르다. 거기다가 러시아, 중국, 북한의 독재 정권이 존재해 있고, 세계의 모든 면에서 침체와 무역 전쟁, 그리고 코로나19란 돌발사건까지 발생했다. 이런 현실은 독재자의 출현과 이웃 국가와 불장난을 벌일 가능성을 정말 높게 한다. 더구나 한국의 현 정권은 자기네들이 선의든 아니든 독재를 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듯하다.

한국에서 독재정권이 탄생한다면 제 3의 물결이란 것이 역사의 흐름이다. 이를 모르다니 자기 스스로의 도취인지 바보들인지 참으로 한심스럽다.
우리 모두 깨어나야 한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극렬한 좌와 우 또는 진보 보수의 싸움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저지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제3지대에 서 있어야 한다. 갈기갈기 찢어놓는 언론에 차가운 시선을 보내야 한다. 우리는 모두 ‘해는 또 다시 또 오르게 해야 한다’는 물결을 일으켜야 한다. 내 앞에 펼쳐질지 모르는 현실 앞에 나의 미약함이 답답하다.

<이영묵 문인 /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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