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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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75주년을 맞아

2020-08-15 (토) 유진희 대한민국광복회 뉴욕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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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광복절인 8월15일은 일본에서는 종전 기념일이다. 일본은 패전이란 말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전쟁을 일으킨 가해국이면서도 피해의식이 강한 것은 두 번의 원자폭탄 피해를 입고 전쟁이 끝났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은 한반도를 침략하면서 정치, 경제, 문화의 개선과 전파라는 탈을 쓰고 서울 한복판 궁궐 안에서 왕비를 무참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우고 이에 항의하는 많은 의병을 살해하고, 일본경찰과 군 헌병에 대항하여 목숨을 바쳐 저항한 것이 독립항쟁의 시작이다.

한국 근대사에는 꺼져가는 국운에 맞서 온몸과 마음을 바친 민족 지도자들이 많았으며, 누가 시켜서 독립운동에 나선 것도 아니며 훗날 독립유공자가 되기 위해독립운동에 나선 분은 한분도 없으며 오직 민족의 해방과 독립을 위하여 알 수 없는 산간벽지 쓰러져가는 고옥에서 말 그대로 풍찬노숙하며 초근목피로 배를 채우고 일제에 항거하고 싸웠던 처절했던 세월의 역사를 말하게 된다.


잔인하고 악랄한 침략을 일삼던 일본은 드디어 하와이를 폭격하기에 이르렀고 일본은 왜 원자폭탄이 떨어졌는지는 밝히지도 않고 오히려 자신들이 원자탄에 피해를 입었다는 것만 세계만방에 알리는 데에만 열중할 뿐이다.

한국은 민족국가 수립을 하려고 할 때 일제에 의해 침탈당했고 자주적 통일국가를 건설할 시기에 외세에 의해 분단을 맞았다. 이러한 현대사의 역사적 기원은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에 있지만 그들에게 협조한 세력은 우리민족 내부에도 있었다. 토착왜구에 의하여 다시 기를 펴고 있는 내부의 갈등들을 마땅히 응징해야할 것이며 그들은 분명 일본 제국시절부터의 혜택 내지는 영향을 받은 자들과의 연관이 있을 것이다.

요즘의 세대는 어찌 일본에 그리 심취하고 동경의 대상처럼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북해도와 류규열도를 1869년과 1879년 병합하여 호까이도와 오끼나와로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그들이며, 헌법전문에서 ‘정부형태’ 때문에 당시 전쟁을 일으켰다고 과거 정부 책임으로 돌리고 있지만 전대미문의 이 역사의 절규를 지워버리려는 징병, 보국대, 지원병, 학도병으로 태평양상의 여러 외진 섬에 보내고 근속 노무자로 강요하길 몇 년인가! 그 많던 조선인 가운데 돌아온 사람이 몇이던가?

1946년 5월부터 2년 반에 걸쳐 일본 피고 28명에게 전쟁 책임을 묻는 재판이 있었지만 히로히토 천황은 피고에 포함시키지도 않았다. 피고인마다 전부 최후진술로 무죄를 주장했지만 결국 도조 히데키등 7명에 대해서만 교수형에 처하는 것으로 전범재판은 막이 내리게 되었다.

그 주변국들의 깊은 상처는 그대로 둔 채 아쉬움만 있을 뿐이다. 오죽했으면 마지막 재판에서 어느 대신 한사람은 퇴정하면서 도조 히데키의 뒤통수를 때리면서 그에게 화풀이를 했을까?

<유진희 대한민국광복회 뉴욕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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