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가 부족했던 옛날에는 큰 해가 되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상에 올렸기 때문에 임신부들이 먹어서는 안 되는 금기 음식들이 많이 전해져 내려 왔다. 하지만 요즘에는 흔히 먹지 않는 음식들이므로 별로 큰 의미는 없다.
과일은 벌레 먹은 것, 상한 것, 땅에 떨어진 것, 설익은 것은 먹지 못하게 했다. 새 생명을 잉태한 임신부는 좋은 것만 가려먹도록 한 것이다.
또 설익은 과일은 배탈, 설사를 일으키기 때문에 예전이나 지금이나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채소도 날 것이나 제철에 나오지 않은 것은 먹지 않도록 했는데, 날 채소는 잘 씻지 않고 먹으면 기생충에 감염될 위험이 있고, 제철에 나지 않은 채소는 맛과 영양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생선 중에는 비늘이 없는 홍어, 문어, 낙지, 오징어 등이 금기 음식으로 전해져 오는데, 그 이유는 칼슘을 충분히 섭취해야 할 임신부가 뼈가 없는 생선을 많이 먹어서 칼슘 부족이 될까봐 그랬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밖에 오리 고기를 먹으면 손가락이 붙은 아기를 낳는다든지, 참새고기를 먹으면 부끄러움을 모르고 음탕해진다든지, 닭고기를 먹으면 닭살처럼 살갗이 오톨도톨한 아기를 낳는다는 식으로 육류에 대한 금기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것으로 주로 주술적인 의미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아무튼, 음식을 먹을 때 항상 뱃속의 아기를 생각해서 항상 조심하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금기약품은 독극약 외에 성질이 맵고 열이 많은 것도 포함된다. 또한 땀을 내거나 설사를 유도하거나 소변을 통해 이뇨작용을 일으키는 것도 임신 중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체액의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에 태아의 성장을 방해하고 유산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항상 한의사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고 정확하고 안전한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황, 파두, 흑축, 구맥, 도인, 홍화, 삼능, 봉출, 소목, 포황, 현호색, 수질, 노회, 부자, 오두, 천오, 초오, 대극, 영사, 오공, 괴화, 남성, 우황, 선퇴, 조각자 등은 처방하지 않는다. 그밖에도 여러 한약재가 있으므로 전문한의사의 정확한 진찰과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건강식품이나 미용식으로 알고 애용하는 차나 영양제 중에도 임신 중에 피해야 할 것이 있다. 땀을 나게 하여 근골의 긴장을 풀어주는 계피(계지), 마른 생강(건강), 수분 대사를 조절해 군살을 빼게 하는 율무(의이인), 엿기름, 가래를 삭히는 반하, 변비와 피부 미용에 좋다는 알로에(노회), 어혈을 풀어주는 복숭아씨(도인), 홍화, 모란껍질(목단피) 등은 태아에게 손상을 주거나 유산의 위험이 있다.
임신부의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한다는 포도즙, 인진즙, 녹용즙 등을 임의대로 마시는 경우가 있다. 약재마다 특유의 약물효능과 부작용이 있으므로 몸에 좋다고 무턱대고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반드시 전문한의사의 정확한 체질진단 진찰을 통해 복용해야 한다. 어느때보다도 신뢰할 수 있는 한의원을 찾아가 진찰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문의 (703)907-9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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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식 / 경희바울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