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각심 아직 유지해야 할 때

2020-08-12 (수) 한형석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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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최근 코로나19으로 인한 입원환자와 사망자수 감소 소식 등이 나오면서 주변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약해지고 있는 것 같다.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 및 기관, 한인 마켓 등을 다니다 보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거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목격된다. 이러한 곳의 관계자들도 예전보다 방문객들의 경각심이 많이 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많은 한인들이 자신이나 가족, 지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를 보내고 있다. 다행스런 일이다. 그런데 오랜 기간 직접적 위협이 없다 보면 경각심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위협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전보다는 분명 줄었지만 LA 카운티에는 여전히 매일 2,000여명 가까이 신규 확진자가 보고되고 있으며, 수십명이 사망하고 있다. LA 한인타운을 포함한 한인 밀집 지역들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보건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 월요일인 3일부터 이번주 월요일인 10일까지 일주일간 한인타운 주민 중 76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최근 사례로 지난 주말 한인타운 윌셔길의 고층 오피스 빌딩인 파라마운트 플라자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유동 인구가 많은 건물이나 기관의 관계자들은 확인되지 않았을 뿐 자신도 모르는 확진자들이 분명 다녀갔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친척 중 한 명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었다는 것을 알게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아내와 자녀들도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오는 동안 외출금지에 일도 할 수 없었다. 만약 코로나19에 걸렸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기에 걱정이 더욱 커졌다. 일도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누구도 만날 수 없고, 혹시 상태가 심각해지지 않을까 두렵기도 하고, 치료는 어떻게 해야할지도 막막했다. 다행히도 음성 판정이 나와 가슴을 쓸어 내렸지만, 다시 한 번 경각심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이와 같이 만약 나 또는 내 가족이 걸렸다면 어떨까를 구체적으로 상상해 본다면 경각심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아직 공식 인증된 치료제가 없고 여러 관련 지침과 행정명령이 발동된 상황에서 코로나19에 걸리면 나와 내 가족들, 동료들에게 생활 전반에 생기는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조금 늦더라도, 조금 손해보더라도, 조금 기다리더라도, 조금 불편하고 어렵더라도 아직은 보건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야 할 때다.

<한형석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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