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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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배우는 교훈

2020-08-10 (월) 이혜란 / 실버스프링,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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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불란서에 사는 한 남자가 갑자기 사업차 미국을 일주일 정도 방문하게 되었다. 내일 떠나야 한다는 회사 사장님 말씀은 거역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또 그 당시만 해도 많은 외국 사람들에게는 영어라는 외국어는 그저 생소하기만 할 때이다. 문득 하루 종일 불이 밝혀진 번쩍이는 높은 빌딩의 별천지라는 뉴욕 바로 그곳 사진을 언젠가 책에서 본 그곳 기억이 나니 덜컥 겁부터 났다.
그가 하도 걱정을 하니 친구 하나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세 가지 바른 지침서라며 어쩜 이것들이 어디서나 필요한 영어일지도 모른다며 알려주었다. 그런데 이 말은 그가 뉴욕에서 뿐만 아니라 진정 우리가 살아가면서 오래 기억하고 바로 내일 아침 눈을 뜨면서 부터 눈을 감을 때 까지 입에서 맴돌아야만 하는 말들이라는 것을 후에 알았다.

첫째는 Thank you(감사합니다)이고 둘째는 I am sorry(미안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After you(I will do that after you: 당신 후에 제가 하지요)이라 했다. 거기에 더해 친구는 “마지막 말은 아주 요긴하게 쓰일 걸세” 라고 말하며 “거기 가면 카페테리아라는 식당이 많다는데 모두 한 줄로 서서 들어간다고 하니 절대 자네가 먼저 앞에 서서 가지 말고 다른 사람들을 먼저 가게 하면서 겸손한 표정으로 오른 손을 내밀며 After You를 말하게.
그리고 자네는 그 사람들이 하는 대로 접시와 포크, 그리고 쟁반은 어디서 집어오나 살피고 그저 그대로만 따라 하면 실수가 없을 걸세. 물론 다른 곳에 가서도 자네가 어찌할 줄 몰라 두리번거리게 된다면 이런 방법을 쓰면 될 걸세.”라고 일러주었다.
사람들이 많이 산다니 불란서 말을 하는 사람이 왜 없을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위로했었지만 그건 착각인 것을 후에서야 알았다.

영어도 몇 마디 모르고 떠나가는 친구가 안쓰러운 듯 몇 마디라도 더 가르쳐주려는 친구의 노력에도 영어는 그리 쉽게 그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가서 닥치면 할 수 없이 손짓발짓이라도 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지 뭐, 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날 그는 뉴욕 시내에 있는 8층의 높은 빌딩에 있는 사무실을 가야만 했었다. 엘리베이트는 붐볐고 겨우 몸을 넣고 탔지만 가슴은 두근거렸고 당황한 탓인지 그만 잘못해서 한 남자의 신발을 밟고 말았다. 그는 얼른 “I am sorry, I am sorry”를 두 번 연거푸 외쳤다. 그런데 밟힌 발이 많이 아팠는지 그 남자는 “Go to hell(지옥에 가라)”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 사람은 당황했으나 이제 남은 두 말 중 땡큐는 쓰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친구가 가르쳐준 말 중 얼떨결에 남은 한마디인 “After you”라고 내뱉다시피 그에게 말했다.
정말 적기적소라는 말을 이때 쓰는 말이 아닌가 생각하며 사람들은 속으로 덩달아 웃었다.
누군가 함께 웃자고 만들어낸 얘기라지만 오늘도 나는 눈을 뜨면 사람들을 만나고 조금 실수로 부딪치기만 해도 “아임 쏘리” 그리고 내가 잘못해 넘어지려는데 손만 잡아주어도 “땡큐, 땡큐”를 외친다. 그리고 마지막 말 “애프터 유”는 나쁜 경우만 빼고는 우리가 남을 먼저 배려하고, 남들에게 먼저 양보하는 건전한 말이다. 진정 살아가면서 양보하는 중요한 정신을 배우는데 꼭 필요한 말인 것 같다.
“After You 당신 먼저”

<이혜란 / 실버스프링,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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