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해변가를 거닐고 깊은 산속에 칩거하며 조용히 지내고 싶은 휴가철이다. 미국의 휴가철은 5월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7, 8월 땀을 흘리고 9월 첫 주 노동절이 되면 실외 수영장이 닫히면서 휴가철이 끝난다.
특히 요즘은 코로나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우리는 쉽사리 5월말에서 9월초까지 미국과 한국의 중요한 공휴일을 달력에서 발견하게 된다.
첫째, 5월 마지막주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이다. 남북전쟁당시 전몰장병들을 추모하는 날로 우리나라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날이다.
이 날은 원래 1861년에서 1865년 사이에 발생한 남북전쟁때 전사한 전몰장병들의 추모식이 열린 날이 5월30일인데서 유래되어 5월말 주간에 지킨다. 공휴일이지만 유가족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아픈기억이 서려있는 날이다.
우리에게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동족상잔의 비극, 6.25 한국전쟁이 있다. 300만 명의 희생자, 1천만의 이산가족, 더욱이 한국 땅에 목숨을 바친 5만 4천여 명의 미국군인, 수많은 전쟁미망인과 고아들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7월 첫 주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은 연방 공휴일로 1776년 7월 4일 영국의 식민지 상태에 있던 13개 주 대표들이 모여 필라델피아 인디펜던스홀에 모여 미국의 근간이 된 독립선언문을 채택하고 선포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독립 선언이 있은 후 약 8년간에 걸친 싸움 끝에 1783년 비로소 미국은 영국과 프랑스로부터 파리조약을 거쳐 완전한 독립을 인정받게 되었다. 우리 민족에게는 7월 17일 제헌절이 있다.
해방 된 지 3년 후 대한민국 헌법을 제정하여 자유 민주주의 국가임을 세계에 공포한 날이다. 한 나라와 민족의 발전과 개인의 인권이 보호받을 수 있는 울타리 곧 나라의 헌법을 제정한 날이다.
셋째, 9월 첫주에는 미국의 노동절(Labor Day)이 있다. 노동자의 권익을 되찾고 안정된 삶을 도모하기 위하여 제정한 날이다. 우리에게는 8.15 광복절이 있다. 나라의 주권을 일본에게 완전히 빼앗기고 식민지 생활로 36년간 고난의 세월을 보내다가 나라를 되찾은 날이다.
‘광복'에서의 ‘광'은 ‘빛'을 의미하는 표현보다 “영예롭게 잃어버린 주권을 되찾았다”는 뜻으로 쓰인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신음하고 있는 이때 광복절을 다시 맞으면서 미국의 한 이민자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특별히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우리 민족의 역사의 발자취를 알게 하고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정체감(identity)과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진다.
구약의 신명기는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 모세가 120세에 40여 년 광야생활을 마무리하면서 광야에서 출생하여 출애굽을 경험하지 않은 이스라엘의 2세들에게 요단 건너편에 새로운 가나안 땅을 바라보면서 언약을 갱신한 말씀이다. 모세는 자신의 사명이 끝날 무렵 가나안 땅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옛날을 기억하라 역대의 연대를 생각하라 네 아버지에게 물으라 그가 네게 설명할 것이요 네 어른들에게 물으라 그들이 네게 말하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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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웅 / 워싱턴 하늘비전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