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영업이 다시 중단된 뒤 생존을 위한 식당들의 힘겨운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지속적인 영업이 가능한 방법은 2가지, 테이크아웃과 아웃도어 다이닝 뿐이다. 한인 상가를 돌아보면 많은 식당들이 입을 굳게 다문 채 침묵에 빠져있다. 없는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 힘겹게 테이블 두어개를 겨우 밖에 앉혀놓은 곳도 있다. 가슴 아픈 풍경들이다.
실내 영업이 잠시 재개됐을 때 요구되는 규정에 맞추기 위해 한 차례 투자했던 식당들도 있다. 거리두기에 따른 테이블 재배치와 설비, 일회용품 등을 갖춰 놨으나 없던 일이 되면서 헛힘만 쓴 셈이 됐다. 아웃도어 영업을 하려고 해도 어느 정도 추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건비 등 수지타산이 맞아야 엄두를 내볼 수 있을 것이다.
야외 영업은 특히 공간이 없으면 생각할 수가 없다. 이용 가능한 주차장이나 패티오가 있으면 다행이나 억지로 틈을 만들어 뒤뜰에 있던 파라솔이나 간이 텐트 두어개로 하늘을 가리고 손님을 기다리는 곳도 있다.
지금 같은 때는 식당건물이 앉은 위치도 중요하다. 건물이 서쪽을 가로막고 앉아 동편에 그늘을 만들 수 있는 곳은 다행이다. 하지만 저녁에 볕이 들이치는 서향 외에 공간이 없는 업소는 어렵사리 자리는 만들어놨으나 그 수고가 무색하게 손님이 들지 않는다. 기온이 일정 이상 오르면 야외 식사는 어렵다.
이 점에서 LA와 오렌지카운티보다는 인랜드 쪽 여름이 더 힘들다. 지난 7월에 100도 이상 오른 날이 반 이상 되고, 최고 기온이 108도를 기록했다는 프레즈노 등 중가주 센트럴 밸리 쪽의 식당들은 별도 설비가 없으면 야외 영업이 불가능하다. 미세 입자의 물을 내뿜는 분무기, 포그 메이커를 달아야하는 것이다.
프레즈노의 한 고급식당은 테이블 10개가 놓여있던 패티오의 테이블을 40~50개로 늘렸다. 바람이 잘 통하는 복도 부분까지 더해 가능한 실외 공간을 모두 활용했다. 패티오에는 6,800달러를 들여 분무기를 달았다. 기온을 측정했더니 바깥기온이 102도이던 때 ‘쾌적한 85도’로 내려갔다. 식당 주인은 “그 전 매상보다 40% 떨어진 상태이긴 해도 요즘 같은 때 60%를 유지한다는 게 어디냐”며 분무기 효과를 반긴다.
하지만 이 지역은 분무기를 설치한다고 해서 모든 시간대에 영업이 가능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말 사흘간 아침과 브런치가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한다는 한 업소는 이 시간대의 영업은 포기하고, 기온이 떨어지는 저녁에만 손님을 받고 있다고 한다. 내륙에 있는 분무기 설치 업소들은 바쁘다. 일년에 기껏 한두 군데서 설치 문의를 받았다는 한 업소는 지난달에만 8곳에서 문의가 들어왔다. 지난 3월 이후 분무기 설치 의뢰가 지난해의 4배라고 밝힌 곳도 있다. 올 들어 20여 곳의 식당에 분무기를 설치했다는 비살리아의 한 업소는 “온도를 15~20도 정도 내릴 수 있는 분무기를 설치하는 데 6,000~8,000달러 정도가 든다”고 전했다.
내륙의 식당 주인들은 바다가 가까운 쪽 식당들이 부럽다. 한 업주는 “여기는 107도였다. 바닷가는 60도 대 아니겠는가. 그 정도 날씨였으면 우리 식당은 저녁마다 미어터졌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처럼 어려울 때는 더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생각하며 견디자는 말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