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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나기…전문가 편

2020-07-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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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감염 위험이 복병처럼 도사리고 있는 요즘, 감염병 전문가들의 일상생활은 어떨까. 철저한 거리두기 때문에 친구는 전혀 만나지 않을까. 마켓은, 우편물은, 머리는 어떻게 할까. 얼마 전 워싱턴포스트지는 코비드-19 시대를 살고 있는 감염병 전문가 6명의 일상을 그들의 입을 통해 들려줬다.

설문 대상자의 한 사람인 국립 앨러지 & 전염병 연구소장인 앤소니 파우치 박사의 답변을 들어본다. 코비나-19 시대의 생활 전범을 제시하고 있는 사람 중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발. 그라고 별 수 있나. 5주에 한 번 했는데 11주가 되도록 못했다. 보기 흉했다. 단골 미용사에게 전화했다. 미용실에 아무도 없는 아침 7시로 시간을 잡아줬다. 모처럼 이발을 했다. 두 사람 다 마스크를 했다. 사태가 터진 후 이발소는 한 번도 가지 않았다는 사람도 있다. 대학시절 이후 처음 스스로 머리를 깎고 있다고 한다. 연방 질병통제센터 소장을 지낸 데이빗 새처 박사가 그 주인공.


드물지만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 만나되 실내에서 만난 적은 없고, 데크 등 집 밖에서 본다. 너무 덥거나, 비가 와서 바깥에서 볼 수 없으면 약속을 취소했다.
부부 더해 한 번에 최대 4명을 넘지 않았다. 거리두기를 지키고, 밥 먹을 때를 빼면 늘 마스크를 했다. 식사는 테이크아웃으로 준비한다. 주문할 때 4인분을 각기 따로 포장해달라고 해서 용기를 섞지 않는다. 어떤 친구는 자기 와인 잔도 가져온다.

비행기? 절대 안 탄다. 비행기에서 재채기와 콧물 흘리는 사람 옆에 앉았다가 사흘만에 바로 옮은 적이 있다. 나이 79세. 고위험군이다. 비행기는 물론 공용교통 이용은 생각도 안한다.

마스크는 늘 쓴다. 오피스에 혼자 있을 때, 집에 아내와 둘만 있을 때, 연설할 때 말고는. 사무실 복도에 나가거나 보좌관과 이야기할 때도 쓴다. 직원도 마찬가지다. 집에 고정적으로 오는 사람은 2주에 한 번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있다. 그도 집에 오면 항상 마스크와 장갑을 낀다.

장은 직접 본다. 장 보는 날은 정해져있다. 오전에 오피스에서 일 보고, 오후에 백악관에 들어갔다 퇴근하는 날 저녁이다. 이날 마켓과 약국 일을 본다. 마켓 봉지 손잡이는 세척하거나 하지 않는다. 장 본 것들을 꺼내놓은 뒤 손을 비누로 씻고, 손 세정제(퍼렐)를 쓴다. 꺼낸 물건들은 하루 동안 그냥 둔다.

집에 온 우편물을 꺼낼 때는 처음에는 조심스러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냥 가져와 하루나, 이틀 정도 뜯지 않고 그냥 둔다. 물론 손을 씻는다. 가족은 둘째 딸이 함께 있다. 뉴올리언스에서 교사로 일하다가 학교가 문을 닫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자 운전해서 집으로 왔다. 14일 동안 주위에 얼씬도 못하게 한 채 지하실 방에서 지낸 후 지상으로 합류했다. 그동안 식사는 아내가 종이접시에 담아 날랐다.

1년 전만 해도 뛰었다. 지금은 등도 아프고 해서 아내와 저녁에 이웃을 돌며 파워 워킹을 한다. 거의 매일 주중에는 3.5마일, 주말에는 4마일 정도 걷는다.

파우치 박사뿐 아니라 다른 감염병 전문가들도 코비드-19 시대를 사는 왕도는 없었다. 꼭 필요한 사람은 만나되, 마스크와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키며, 실내가 아닌 밖에서 본다고 했다. 온라인 주문을 이용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장도 직접 보면서 미국판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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