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상] 합리적인 희망을 품자

2020-07-13 (월) 김유진 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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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먼저 당면한 현실을 냉정히 직시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마스크, 사회적 거리두기는 자신과 가족, 소중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그것이 어떤 불편이나 어려움을 주더라도 감수해야 한다. 팬데믹은 언제 끝날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쏟아져 나오는 언론기사들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안전을 지키며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 나가야 한다.

당면한 현실을 냉정히 보기 어렵다면, 현실이 너무 버겁고 두려워 회피하거나 상황을 합리화하는 방어기제가 작동한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기제를 사용하지만, 이것이 과도해지면 오히려 자신에게 독이 된다. 특정 내용의 신문기사나 뉴스보도를 의도적으로 피하거나 사람들과의 대화나 교류를 피하는 행동, 그리고 이에 대해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잖아”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현실에서 도망치기 위한 방어기제가 작동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현실에서 도망가려는 자신을 현실로 돌려놓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과의 소통과 교류다. 가족이나 마음이 통하는 지인들과 다소 단순해진 일상을 함께 나누며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현실을 보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면, 합리적인 희망을 품어야 한다. “이 세상은 망했어” “이 나라는 희망이 없어”와 같은 비관주의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많은 의료진이 치료에 힘쓰고 있고 치료약 개발에 힘쓰고 있으니 언젠가는 약이 개발되고 마스크 없이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친구들과 모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아야 한다.

<김유진 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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