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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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창] 생각의 업데이팅과 안티에이징

2020-07-13 (월) 김영미 (월넛크릭한국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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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정보의 홍수가 이제는 공해로 느 껴질 수준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참 감사한 일이다. 좋은 음악과 이야기들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가만히 있기에는 너 무 좋은 온라인 무료 강좌들과 누려야 할 문화들이 넘치고 있다.

얼마 전 오픈 코스 플랫폼 edx.org에서 UC버클리의 온라인 강 좌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강좌를 신청했다. 등록하자마자 첫 과제가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 을 녹화해서 제출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제출한 첫 과제를 보 고 가장 놀란 것은 아프리카 작은 나라부터 이름도 낯선 나라까 지 다양한 생김새의 수십여개국에서 온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 이 동시에 함께 수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 모니터의 작은 화면이 전 지구를 품고 있었다. 또 다른 한 가지 인상적인 것은 ' 행복하게 해주는 것'에 대해 이렇듯 다양한 사람들이 내놓은 대 답이 거의 손으로 꼽을 만큼 몇 가지 대답으로 수렴된다는 것에, 그리고 행복을 느끼게 하는 것이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의 사소 한, 보편적인 것들이라는 것에 놀랐다. 특히, 지적 욕구가 강한 나 이든 분들의 미소에서 설명이 필요없는, 그 자체로 빛나는 행복감 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눈가의 주름에, 탄력을 잃어가는 피부에 민감하게 반응 하고 슬퍼하지만, 정작 나의 생각과 마음의 안티에이징에는 그다 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아직도 마음속에 좋은 시를 보면 가슴이 두근대고, 가슴 절절한 음악을 들을 때 센티멘탈해지는 걸 보면 소녀 감성이 남아 있긴 하지만, 여전히 세상살이로 현실적이 되었 고 소망이나 꿈이란 단어로부터는 많이 소원해져 있는 것을 보 면 나의 마음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좀 더 자주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보아야겠다. 새로운 것에 대 한 호기심과 도전으로 타성과 편견으로 생긴 깊은 주름살을 펴 야 하고, 처진 눈꺼풀을 걱정하기보다는 그 안에 여전히 반짝이 는 눈빛과 긍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어야 한다. 지금 내가 접속한 이 소중한 시간에 대한 두근거림으로 칙칙해진 나의 꿈을 환하 게 피워야 할 것 같다. 이런 내 마음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금방 나른한 나의 일상이 가슴 두근거리는 반짝반짝 새날로 바뀔 것 이 분명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영미 (월넛크릭한국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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