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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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움

2020-07-12 (일) 양민교 / 소아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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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잎이 녹색이 되는게 슬프다
동네에 두마리 새끼를 낳아 키우는
한 쌍의 캐나디언 기스가 사라진지
3주나 됐다
딸아이가 오랜만에 집에 왔다
어렸을 때 쓰던 방에 그림도 걸고
예전처럼 놓느라 했는데
왠 눈물이 이렇게 나는 걸까
집에 드는데, “오는데 차조심 했어?”
아이가 아빠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작은 호수를 걷는데 마음은 온통
사라진 새끼를 찾느라 헛발질을 했다
딸아이가 어디를 들른다고 나갔는데
아이의 방에 가서 다시 손을 본다
눈물이 자꾸만 흐른다

<양민교 / 소아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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