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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한 해의 절반을 보내며

2020-07-08 (수) 방무심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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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절반이 지나갑니다. 그동안 새로울 것 없는 하루하루가 지나갔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때가 되면 창가에 햇님이 비추고 이른 아침에 찾아온 새들의 지저귐도 익숙해진 아름다움입니다. 살포시 내린 이슬을 머금은 나뭇잎도 6월을 보내며 더욱더 푸르름을 자랑합니다. 손짓하는 듯 나는 나비와 잠자리에게도 한결같은 몸짓으로 여행을 다닙니다.

엊그제는 뒤늦게 아버지날 오찬을 딸네 집에서 함께 했습니다. 따듯한 반가움의 허그는 물론 악수도 겁이 나서 생략하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사위와 팔꿈치 맞닿는 인사를 하니 무언가 허전합니다. 기본적인 삶의 따스한 인사 표현을 앗아간 코로나는 우리의 삶을 공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딸이 정성껏 차려준 만찬으로 기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전과 같이 소란스러운 가족 만남의 분위기가 아닌 것은 코로나 탓일 겁니다.

집에 돌아오면서 이번의 역병으로 제일 힘든 것은 가족들의 안위와 만남이 멀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연환경은 그대로인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들은 코로나 바람으로 맥없이 가버립니다. 좌우를 돌아봐도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면 어김없이 한달이 되기를 올해에도 여섯 번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른 봄부터 스멀스멀 소리없이 찾아온 천지개벽할 정도의 충격을 준 코로나는 아무도 상상 못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나의 소풍 길도 순응하며 쉬엄쉬엄 다니다 가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지나간 몇 달간이 꿈속에서 생활인 듯 착각되는 너무나 생소한 길을 지나왔습니다.

잡을 수 없는 세월의 소풍 길에 누구나 아프지 말고 무조건 건강히 살아야겠습니다. 지금은 마음수련과 정신의 건강을 위한 명상하는 시간도 필요한 듯한 삶입니다. 현재 세계에서 백여 개의 백신이 개발 중이라 합니다. 백신이 하루 속히 개발되어 그늘져 있는 생활에 희망과 환희에 찬 삶을 꼭 돌려줄 것을 확신합니다. 여러분! 건강하게 7월을 맞이하세요.~~

<방무심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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