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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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이 떠 있다

2020-07-02 (목) 이중길 / 중앙시니어센터 문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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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되돌아볼 수 없다
내 등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고개를 돌리지 못하는 세상
사람들이 주먹을 흔들며
거리에서 소리 지를 때 내 등은 가렵다

손이 닿지 않은 세상의 끝
긁을 수 없는 괴로움 속에
검은 부스럼을 나는 다스릴 방법이 없다
흰색 나방 독침에 쏘였는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 됐는지

손끝으로 다스리지 못하는
그래서 나는 괴로워 아우성을 잠재울 수 없다
두 눈을 뜨고 앞을 바라볼 때
거리에는 무수한 쥐들이
입에 무언가 물어 나르고 있다


낄낄거리며 큰집을 점령하는 세상
보고 싶지가 않다
한번도 보지 못한 내 뒷등이
내 마음의 반대편의 세상인 것처럼
나는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무수한 사람들의 주먹이
하늘을 향하고 있다
함성이 내 앞에 둥둥 떠 있다

<이중길 / 중앙시니어센터 문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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