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아우성
2020-06-16 (화)
박보명 매나사스, VA
어느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아는대로 쓰라고 했단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배운대로 역사적인 정답을 첫째 치첸이트사 마야 유적지, 둘째 만리장성, 셋째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 넷째 로마 콜로세움, 다섯째 잉카유적지 마추픽추, 여섯째 요르단 고대도시 페트라, 일곱째 인도 타지마할. 그런데 한 학생은 다음과 같이 7대 불가사의를 적어냈단다.
하나는 볼 수 있는 것, 둘은 들을 수 있는 것, 셋은 말할 수 있는 것, 넷은 생각할 수 있는 것, 다섯 번째는 느낄 수 있는 것, 여섯 번째는 웃을 수 있는 것, 일곱 번째는 사랑할 수 있는 것.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불가사의한 것들을 가지고 사는 것은 아닐까! 오늘까지 이만큼 살아가고 있는 것도 기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늘 나에게 불가사의한 일들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곰곰히 우리 자신을 되새겨 볼 일이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몸살을 앓고 지구 역사상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혼란 속에 신음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몇 명이고 경쟁하듯 뉴스를 도배하고 있다. 죽어가는 사람도 배웅도 못하고, 이웃과 친척도 만나지 못하고, 교회도 성당도 문을 닫아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가 하면 드라이브 고해성사나 주차장에서 강론을 하기도 하고, 마스크와 장갑으로 무장하고, 음식 배달을 하는가 하면 수많은 시체를 냉동 컨테이너로 운반하여 떼 매장을 하는 무시무시한 세상이 되어 있다.
그간에 많은 심성들이 자연의 재해를 만들더니 이제는 변종 바이러스를 만들어 집단 자살을 감행하는 처사일까. 아니면 신이 만든 자연을 무시하고 감히 신에게 도전하여 재앙을 받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맘몬주의로 신에게 감사하지 않고 인공지능을 만들어 신을 대신하려는 욕망이 화를 자초한 일이 아닐까 여겨진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고 한 옛말을 되새기고 위로를 받으며 그동안 누렸던 일상의 고마움과 어린 학생의 순진하고 소박한 7대 불가사의를 떠올리며 주변을 되돌아 볼 일이다.
먼 훗날 ‘그때는 그랬지!’ 하는 말들을 떠올려 본다. 거리는 텅 비었지, 상점은 문을 닫았지, 집에서 나오지 말라고 했지, 학교도 휴교했지, 병원은 만원이었지, 의사 간호사는 정신없지, 방위군이 투입 되었지, 실업 수당을 신청했지, 실직자가 무더기로 나왔지, 식료품 사재기를 했지, 몇 미터 간격으로 식료품을 사려고 줄을 섰지, 타주 이동자는 2주간 자가격리를 했지, 회사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지, 항공사들이 비행기를 못 띄웠지, 크루즈는 항구에 묶였지, 의약품이니 의료기구가 동이 났지.
감사하지 않고 순리를 저버리고 사람의 탈을 쓰고 탐욕에 물들은 인심을 고쳐 먹으라고 신이 내린 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감사할 줄 모르고, 고마운 줄 모르고, 베풀 줄 모르고, 섬길 줄 모르고, 아낄 줄 모르고, 사랑할 줄 모르고, 보호할 줄 모르고, 더불어 살 줄 모르고, 이기주의의 빠진 인심들에게 자연의 섭리를 잊은 인간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주는 형벌이 아닐까하는 마음이 든다.
그런 와중에도 헌신하는 의사, 간호사들에게 음식과 마스크를 제공하는 손들과 독거 노인들에게 소독제와 양식을 전달하는 마음과 거액의 돈을 희사하는 선한 사마리아 사람들이 곳곳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 주는 미담으로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히 이겨내 왔다고 옛날 이야기가 할 때가 분명히 오리라. 지금도 열심히 회개와 참회로 무릎을 끓고 눈물로 기도하는 사람의 정성이 분명히 신의 마음을 돌이켜 치료의 방법을 아니 회복의 길을 내려 주실 것을 믿는다.
<박보명 매나사스,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