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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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망각의 나라

2020-06-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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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살육의 역사다’-. 14억 인구의 중국, 그 중국 역사를 어떻게 봐야하나. 그에 대한 한 단편적인 정의다.

거대한 천재지변이 몰아친다. 가뭄, 대홍수, 메뚜기 떼의 창궐 등. 그럴 때 마다 반드시 뒤따르는 것은 대기근에, 전염병이다. 한 왕조가 쇠락 기를 거쳐 망국의 상황에 이르는 역사의 물굽이 때면 숙명처럼 찾아드는 것은 천재지변에, 대살육극이다. 그래서인가. 일찍부터 중국인에게 따라붙는 끔찍한 별명은 육민(戮民)이다.

고대 왕조사는 말할 것도 없다. 최근 중국사도 대살육으로 얼룩져있다. “최소한 2,000만에서 최대 7,000만이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 1850년에 발생한 태평천국의 난 때 희생자 수가 그렇다는 거다. 당시 중국의 인구는 4억여 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니 전체 인구의 최소 1/10 이상이 살육의 참화를 당한 것이다.


패스트 포워드(Fast forward). 한 세기 후, 그러니까 1949년 공산당 집권 이후 중국에서 얼마나 많은 살육이 이루어졌을까. 그 정확한 수치는 아무도 모른다. 공산정권이 아예 그 통계를 말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약진 운동(1958년~62)때 굶어 죽은 사람만 4,000여만으로 추산된다. 이후 벌어진 사태가 이른바 무산계급 문화대혁명이란 ‘10년 동란’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됐나. 모른다.

그 광풍이 멎은지 10여년 후 발생한 사태가 톈안먼 학살사태다. 희생자 수는 역시 ‘모른다’가 답이다. 막연한 추정치만 있을 뿐이다.

그 추정치는 그러면 얼마나 되나. 1949년 이후 60년 동안 최소 7,000만에서 8,000만의 인명이 국가권력에 희생되지 않았을까 하는 수치가 제시되고 있다.

다시 패스트 포워드. 전 세계를 뒤덮고 있는 코로나 19. 그 진원지인 중국의 코로나 19 사망자수는 얼마나 될까. 답은 역시 ‘아무도 모른다’다. 중국 당국이 실상을 은폐, 터무니없이 적게 잡은 것으로 속속 드러나서다.

워싱턴대학과 오하이오 주립대의 최근 공동연구결과도 그 중의 하나로 코로나 19의 진원지인 우한의 사망자 수만 당국 공식발표보다 14배나 많은 최소 3만6,000여명에 이른다는 것.

그 중국에서 또 다시 코로나19 확산소식이 둘려온다. 수도 베이징 일원에서만 79명의 확진 자가 나와(15일 현재) 부분적 도시봉쇄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수치를 믿어도 되나. 중국인들은 실상은 최소 10배 이상일 것으로 보면서 사재기에 들어갔다는 보도다.


이와 함께 온갖 흉흉한 소식들이 그치지 않는다. 100년만의 대홍수로 중국 남부지역이 물바다가 됐다. 거기다가 폭우를 동반한 태풍이 몰아닥치고 있다.

뒤따르는 소식은 메뚜기 떼의 내습이다. 중국의 곡창인 동북삼성에 비상이 걸렸다. 메뚜기 떼는 남부지역에도 출몰하고 있다. 식량대란의 공포가 벌써부터 만연하고 있다. 그런데도 중국의 관영매체는 홍수보다는 미국의 인종폭동 보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홍수에 희생됐나. 답은 역시 모른다. 왜. 공산당 집권 중국의 현대사는 폭력과 공포의 시대로 중국의 20세기 역사는 망각을 강요당하는 역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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