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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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서 말하는 불안

2020-06-15 (월) 석지영 상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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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함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두운 밤거리를 혼자 걷거나,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있거나, 절벽과 절벽을 이어주는 위태로워 보이는 다리 위를 건널 때, 깊은 산속을 걸으면서 독사가 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 우리는 불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요즘 전 세계로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COVID-19 바이러스로 인해 나도 혹시 걸리게 되는 것은 아닐지, 걸리게 됐을 때 치료는 잘 받을 수 있을지 하는 생각에 불안감은 점점 가중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불안은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며,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감정입니다. 그 이유로는, 이런 상황에 불안을 느낌으로써 위험에 대비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자아(Ego)가 경험하는 불안을 현실 불안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 불안은 신경증적 불안입니다. 신경증적 불안은 원초아가 경험하는 불안입니다. 원초아(Id)는 쾌락 원리에 따라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어 하는 구조인데, 즉, 쾌락 원리에 따라 본능이나 욕구 등을 통제하지 못해 처벌받으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입니다.

헐크를 예로 들면, 헐크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분노가 올라와서 누군가를 공격할까 봐 늘 불안해합니다. 이처럼 내 마음속에 친구를 때릴 것 같아서 만남을 회피한다거나 성적 욕구를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밖에 나가지도 못한다거나 하는 마음으로부터 오는 불안을 신경증적 불안이라고 합니다. 이때의 불안은 원초아(Id)와 자아(Ego) 간의 갈등이고 그 원인은 두려움 때문입니다.
세 번째 불안인 도덕적 불안은 초자아(Super-Ego)가 경험하는 불안인데, 초자아가 가지고 있는 도덕원리를 위배할 때 드는 불안입니다. 일과를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지하철에 겨우 앉았는데 앞에 할머니가 오셨습니다. 못 본 척하고 잠을 자려고 하는데, 계속 가슴이 쿵쾅거리고 불편해서 일어나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도덕적 불안입니다. 이때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끼면서 불안을 경험하게 됩니다.
주로 어떤 불안을 경험하시나요? 그리고 그 불안감을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불안은 위험한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경고신호이기 때문에, 앞으로 일어날 일을 대비하게 해줍니다.
즉, 건강한 자아는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어두운 밤거리를 걸어야 한다면, 같이 걸을 수 있는 사람 또는 걷는 동안 통화를 해줄 사람을 찾을 수 있습니다. 빙판길이 위험하다면, 멀리 돌아가더라도 안전한 방법을 택할 수 있습니다.
내가 친구를 때리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든다면, 그 친구한테 서운한 마음은 없는지, 내 마음을 먼저 표현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도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면, 내 마음속에 풀리지 않는 불안함을 전문 상담사와 풀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불안 수준이 너무 높거나, 직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나타나는 것을 방어기제라고 합니다. 방어기제는 불안에서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필요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무의식적으로 현실을 과도하게 왜곡하게 될 수 있어 이럴 경우에는 심층적 심리상담이 필요로 합니다.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로 인한 급격한 변화를 겪으며 우리 모두 이제는 조금씩 적응하고 있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 또한 예측하기 힘든 생활 속에서 불안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럴 때일수록, 나만을 위한 산책의 시간을 할당하는 여유를 갖고, 내 불안함의 원인이 어디서 왔는지 한번 탐색해 보는 자기 탐구 시간을 갖길 권해 봅니다.
counseling@fccgw.org
(703)761-2225

<석지영 상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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