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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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이차적 이득

2020-06-15 (월) 강창욱 정신과의사 볼티모어,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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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전염 때문에 뜻하지 않게 얻은 축복도 있다. 집에 갇혀 있으면서 불편하기도 하고 오랫동안 가족들, 특히 손자들과 만나지 못하고 친구들과 점심한 지도 오래 된다. 정기적으로 트레이너와 하던 운동도 중지한 지가 벌써 두 달이다.
우리 동네에 공원이 있다. 오래전에 손자들이 어릴 적에 가본 적이 있기는 하다. 정기적 운동 대신 매일 공원을 한 바퀴 걷기로 작정했다. 한 바퀴 돌면 약 1마일은 된다고 적혀있다.
요즘은 날씨가 화창하고 반바지에 운동화로 뚜벅뚜벅 걸을 만도 하다. 1마일 정도 걷고 나면 저녁 밥맛도 나는 것 같았다. 한 바퀴 걷고 나서 잠시 벤치에 앉았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나는 그때 내 자신이 실없이 미소를 짓고 사방을 둘레둘레 돌아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내 시선이 가는 곳이 있다는 것을 화창한 일요일 오후에야 발견했다.
그 공원에는 오후에 단골로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사람들이 있으며 그들은 어린 아이들과 함께 오는 젊은 가족들이었다. 대개 다섯 살이 안 될 것 같은 어린 아이들이 모두 하나 같이 자전거 아니면 스쿠터로 걷는 길을 싹싹 달린다. 신이 나게 보인다. 엄마 아빠는 감시만 한다. 어떤 엄마는 다섯 살 아래로 보이는 두 아기가 있고 또 아기를 뱃속에 지니고 있다. 그 아이들은 하나같이 귀여웠다. 그러나 토요일은 그 곳이 텅 빈다. 나는 이들이 젊은 전통파 유대교인 가족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일요일 오후를 더 즐기는 것 같았다.

나는 이제 내가 왜 미소를 짓는지를 알았다. 그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 가족을 보고 있으면 평화스럽고 사랑스럽다는 느낌이 저절로 오는 것을 발견했다. 글쎄 아브라함의 축복 때문일까? 물론 미소도 저절로 나온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손자들이 지금 무엇들을 하고 있을까 공상하는 것도 발견했다. 이것은 공원에서 덤으로 얻는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 아이들이 밥통 둘래만한 바퀴의 자전거로 쌕쌕 즐겁게 달리는 모양이란 내게 큰 즐거움을 주는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이젠 오후에 공원에 가서 걷는 것이 기다려진다. 아니, 그 젊은 가족들을 가까이에서 보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닐까?

<강창욱 정신과의사 볼티모어,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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