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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과 보약(2)

2020-06-11 (목) 변형식 / 경희바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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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형식 한방칼럼

인체의 생명활동은 항동(恒動)의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기화(氣化)가 이 항동성을 촉진한다는 것이 한의학의 특징 중 하나다.
한편 생명체 내에 자기조절(自己調節), 자기공제(自己控制)의 체계가 존재한다고 한의학에서는 보고 있다. 즉 생명을 항(亢)과 제(制)의 대립과 통일로 이해한 것인데, <소문.육미지대론>에 “항성하면 해가 되므로 상응하는 기가 그것을 제약하며, 정상적인 제약이 있으면 정상적인 생화가 유지된다”고 했다. 이것이 한의학의 오행학설의 하나인 항해승제(亢害承制)다.
항해승제는 3단계로 이해할 수 있다.

첫째, 항(亢)의 생리 상태에서의 이해다. 항은 생명유지에 필수적으로 존재하는 생리현상으로 기화(氣化)의 추동력이다. 이 단계의 승제(承制)는 예방(豫防)작용, 감호(監護)작용이며, 이 과정에 의해 항의 정상운동이 보존된다. 참고로 면역감시설 따르면 면역계는 정상인에서 암세포 발생 및 성장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둘째, 항(亢)의 비생리적 상태에서의 이해다. 항은 때로 태과(太過), 성극(盛極)하여 인체에 불리한 영향을 끼칠 때가 있다. 이 단계의 승제는 제승(制勝)작용이며, 이 과정에 의해 정사(正邪) 투쟁의 증상이 나타난다. 항원은 면역원으로 즉 체내에 면역응답, 다시 말해서 항체의 생성을 유발시키는 물질인데, 항원의 종류에 따라 면역응답의 형태가 달라진다. 마찬가지로 정사(正邪) 투쟁도 그 양상이 달리 나타난다.

셋째, 항(亢)의 병리 상태에서의 이해다. 항의 태과, 성극이 지나치면 항즉해(亢則害)의 단계에 이른다. 이 단계는 항의 태과 뿐 아니라 승제의 능력 부족으로 자기조절이 안 된 것이다. 이때는 치료 수단으로 적절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면역계통의 세포는 림프구(적응면역의 주요 매개체), 항원전달세포(항원을 포획하여 말초 림프계 기관으로 운반하는 특별한 세포), 작동세포(미생물을 제거하는 세포)로 구성되는데, 승제 능력을 높여 정상적인 자기조절로 생명의 항동성 지키려면 이들 면역계통의 활성이 관건이 된다고 본다. 한편 제(制)는 자기조절 능력을 말한다. 태과를 제한하고 불급은 조정하여 평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이다. 이때의 평형이란 절대적 평형이 아니므로 제(制)는 정위(定位), 정향(定向)의 규율에 따라 생명활동이 계속되는 한 끊임없이 이루어진다. 이를 생극제화(生克制化)라 한다.

그런데 때로 생리적인 상극이 정상적 제약의 정도를 초과하여 비정상적인 상승(相乘)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또 반극(反克)의 비정상적인 상모(相侮)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생체 성분 이외의 무해한 물질에 대해서도 면역작용이 지나치게 강해진 상태인 알레르기(allergy), 또는 비자기 성분의 인식(recognition of non-self)의 도를 넘어서서 자기의 체성분에 대해서마저 면역이 일어나 병을 일으킨 자가 면역병(autoimmune disease) 등의 치료에 상승, 상모의 원리를 응용해봄직 하다고 본다.
문의 (703) 907-9299

<변형식 / 경희바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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