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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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메 어쩐다냐? 이걸 우야꼬?

2020-06-11 (목)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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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황당하고 당황스런 일을 당했을 때 전라도는 “워메 어쩐다냐?”라고 하고 경상도는 “이걸 우야꼬?”라고 한다. 요즘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어느 지방사람이든지 “어쩐다냐? 우야꼬?”라는 말이 나오게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세계 제일의 선진국가인 미국에서 많은 사람이 죽었고, 경제나 교육, 사회 그리고 종교적으로 많은 희생과 손실을 입었다. 이제 조금 코로나로부터 안도의 숨을 쉬기 시작하자마자 또 하나의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미네소타주의 미니애폴리스에서 일어난 백인 경찰관들이 흑인 범죄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죽음의 사건은 어떻게 말할 수 없는 놀라움과 분노, 그리고 새로운 운동과 변화의 도화선이 되고 말았다.
이번에 일어나 사건은 백인이든, 흑인이든, 북쪽이든, 남쪽이든, 동쪽이든, 서쪽이든 말은 서로 다르지만 느끼는 감정은 다 똑같을 것이다.
이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이구동성으로 다같이 안타까운 마음을 똑같이 말하고 있다. 워메 어쩐다냐? 이걸 우야꼬?

경찰관의 공권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찰관이 범죄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한 사람의 귀중한 목숨을 조금의 관심과 조심 없이 무릎으로 목을 눌러서 숨을 쉬지 못하도록 한 것은 한 사람의 인격과 인권을 무시한 살인행동이었다.
우리가 말하는 정의는 권력과 권한의 남용으로 약한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일꾼으로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정의이다.


미국은 50개주가 모여 한 연방국가가 된 나라이다. 각 50개 주가 서로 다른 주의 법에 따라 움직인다. 그렇기에 미국은 다양성 가운데 하나가 된, United States of America이다.
이것은 곧 인종의 다양성, 문화의 다양성, 정치의 다양성을 의미하는 것이며, 모든 것은 다 미국 헌법아래에서 자유와 평등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 만일 그 법이 어느 누구에게만 한정되고, 어느 누구가 피해를 보는 법이라면 미국은 더 이상 미국이 될 수 없고, 미궁 속으로 빠져가는 나라가 될 것이다.
더 이상 미국은 회칠한 무덤과도 같은 나라일 수밖에 없다. 그 풍요와 자유와 평등은 사라지고 빈곤과 억압과 차별의 나라에 머물 것이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미국의 명성은 로마의 명성처럼 역사의 뒤쪽으로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

성경은 말씀한다. “네 노랫소리를 내 앞에서 그칠지어다 네 비파 소리도 내가 듣지 아니하리라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아모스5:23-24)
경찰관들에 의해 죽은 조지 플로이드는 무명한 사람으로 살다가 죽었지만 앞으로 미국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 죽음이 연기처럼 사라지지 않고 미국 역사에 평등과 정의의 이정표를 세우는 그런 아까운 죽음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그 가족들도 위로를 받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미국이 새로운 개혁의 날개를 달아야 한다.

흑인 노예해방을 통해서 미국 역사의 틀을 잡은 것처럼 이번에 미국의 진정한 자유, 평등, 그리고 평화의 탑을 높이 세워야 한다.
그래서 언젠가 그 어느 날에 영광의 미국을 보고 이렇게 기쁨의 감탄을 표현할 날이 오기를 바란다. 워메 어쩐다냐? 이걸 우야꼬?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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