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아에, 고아에, 창녀의 아들에, 스코트랜드 출생에, 카라비안 섬 중에 가장 잊혀지고 구역질나는 빈민촌에 떨어져 앵벌이로 자란 애, 어떻게 영웅이자 학자가 되었지?”
미국이 모두 집에 갇히기 전에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그 유명한 뮤지컬 ‘해밀턴’을 봤다.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15년 이상을 매일밤 매진되는 인기를 누리고 있었기에 너무나 궁금했었다. 작곡가 린-마누엘 미란다가 최초로 만들어낸 장르, 힙합 뮤지컬이다.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가장 미국다운 경험이고, 가장 미국다운 작품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 중 한 사람, 알렉산더 해밀턴의 일대기는 미국의 한 시대를 반영한다. 헌법을 쓰기 전후, 그와 그의 주위 인물들 이야기를 흥겨운 힙합으로 표현하고, 의상과 무대세트로 그 시대를 살려냈다.
해밀턴은 미천하게 태어나 죽음에 문 앞까지 갔다가 겨우 살아남았다. 뉴욕으로 건너가 법을 배우고, 독립전쟁에 참여한 후, 아름답고 부유한 여자를 만나서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이미 영국 장교와 결혼한 그 여자는 가진 것을 버리지 않고, 그를 영원히 사랑하기 위해 자신의 여동생과 해밀턴을 결혼시킨다. 덕분에 해밀턴은 그 시대 힘있는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고, 촌스럽게 꽁꽁 뭉친 자존심을 접고 정치의 발을 넓힌다.
그리고 미친듯이 글을 썼다. 미국 헌법을 동료들이 몇 장 쓰고 쓰러지는 동안, 잠도 안자고 먹지도 않고 몇 배 더 많이 썼고 너무나 유난스런 열정 때문에 많은 경계를 받았다. 그후 나라 세우는 것에 너무 흥분한 나머지 결국은 경쟁자로 돌변한 동료와 결투 끝에 총에 맞아 죽는다. 최악의 조건에서 태어나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며, 아슬아슬한 사랑을 하며, 계속 “난 기회를 놓치지 않아! 날 지켜봐! 날 지켜보라고!”라고 외친다.
그리고 “난 또 한명의 바닥에서 올라온 이민자”라고 말한다. 미국에서 오래 살았어도 별 관심없었던 미국역사는 교과서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었다. 아름다운 음악과 스토리는 우리를 감동시키고 영감을 준다. 해밀턴이 언제 다시 우리의 무대로 돌아오게 될지 모르지만, 이 작품은 나의 영혼을 아직도 흔들고 있고, 어두운 현실에 힘을 주고, 내 어깨를 흔들게 한다. 예술과 창작은 우리의 마음을 부유하게 한다. 한국의 영웅들도 언젠가 힙합 뮤지컬로 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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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 홍 (에스닉미디어 대외언론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