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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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속의 경제 흐름

2020-05-28 (목) 수잔 오 / 자이언트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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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것으로 앞이 판별이 안 될 때는 조용히 눈을 감고 온몸으로 느껴보자.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역사의 한 순간이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이렇게 온 세상이 하나같이 나라 문을 잠그고 가게 문을 잠그고 학교 문을 잠그고 집에 있어야만 한다. 치료약이 없는 전염이 감한 바이러스로 인해 벌어지는 온 세상 진풍경이다.

올해 대학교 졸업생들은 불쌍하게 인턴의 기회도 없이 직업을 잡기도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다. 올봄으로 잡아놨던 일생일대의 결혼식도 일단은 가을로 옮기려고 하니 그때도 봄에 하려던 사람들이 다 미루어져 있어 도저히 결혼식 장소를 못 찾아, 할 수 없이 내년으로 미루거나, 아니면 내년까지 기다리기가 너무 멀면 간단하게 10명 내로 초대해 결혼식을 하는 새로운 결혼식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이렇게 아무리 세상의 모든 문들이 닫혀도 사람 사는 곳에는 이와 같이 계속 돌아가야만 한다.

안개에 가려진 경제,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렇게 갇혀 있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인터넷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상상만 해봐도 아찔하다. 이제 이 불확실한 안개가 걷히면 언제 뭔 일 있었냐는 듯이 맑은 하늘이 기다릴 수도 있고, 더 무서운 낭떠러지 절벽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지금으로서는 정부에서도 소공상인들이 죽으면 돌이킬 수 없는 모든 경제가 마비되니, 이미 죽은 것을 살리려면 힘드니, 최대한 죽지 않고 살아있게끔 계속해서 굉장한 전기 파워로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려서 스파크를 일으켜 살려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근데 그 뿌린 돈들이 나가서 쓸 곳도 마땅치 않으니 소비를 일으키지 않고 집에 가만히 앉아서 인터넷으로 주식투자들을 하고 있다고 하니 본래의 목적과는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
이제 갓 대학 졸업해 작년부터 일을 시작한 사회 햇병아리들의 입에서 열심히 노동으로 부를 이루어 오신 1세 부모들에게 하는 말, “이제 돈은 내가 자는 동안에도 누군가 나를 위해 돈을 벌게끔 하는 재정 관리를 세워야 해요”하고 부모님들께 일침을 놓는다. 아직 그것에 대한 위험을 모르니 이렇게 자신이 만만한 것 같다.

아무튼 인터넷에서는 온갖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는 소리는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라고 속삭이며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그 중에는 주식이 팍 엎어졌을 때 계속 떨어질 것 같은 생각에 일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친 사람들은 이미 어깨가 넘어온 이 시점에서 또 다시 한번만 더 엎어 주면 꼭 기회를 잡으리라 하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어디 주식뿐이겠는가? 부동산도 그냥 가만히 살쾡이가 먹이감을 노리듯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손님 중에는 100만 달러가 넘는 캐시를 가지고 그 기회를 기다리느라고 이제 3년차에 들어서고 있다. 이와 같이 각각의 판단력은 다 다르다.

얼마 전 손님 중에 자기는 아들이 둘이 있는데 경제에 밝은 큰 아들은 부동산에 관심이 많고 작은 아들은 주식에 관심이 많아 틈틈이 버는 데로 각자가 좋아하는 곳으로 투자를 해 왔다고 한다. 하지만 뭔가 일이 터질 때는 도둑과 같이 아무도 모르게 일어나니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제 파동에 둘째 아들 주식은 흔적도 없이 되었고, 큰 아들의 부동산은 경제가 요동을 치든 뭐하든 팔지 않고 있으면서 꾸준히 렌트로 모기지를 갚게 되고 너무 무리해서 안하니 자기가 사는 집과 투자용 집 하나를 관리하니, 그렇게 경제가 어떻게 될까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아도 되니 마음 편하게 자기 본업을 할 수 있어 좋고, 뭐니 뭐니 해도 역시 부동산 투자가 최고라고 하며 렌트가 잘 나갈만한 집을 열심히 찾고 있다.
문의 (703) 975-4989

<수잔 오 / 자이언트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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