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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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핀 흰 목련

2020-05-26 (화) 양민교 / 소아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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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여, 당신의 하얗게
활짝 핀 얼굴을
40년 만에 다시 님이
총탄에 쓰러지신 그곳

눈물과 분노로 울부짖던
청사 앞 아직도 총탄의 흔적이 연연한
고대하던 민주주의 깃발이
이제 당신의 혼을 기리며
펄럭이는 그곳

우리는 아직도 목이 메이고
웅얼진 가슴을 태우며
님의 그 창백한 얼굴을
자금 아프게 기억합니다


님이 피에 얼룩진 태극기에
덮여 묵묵히 오열하는 부모 형제
친구 시민들을 떠나가심을

늦게나마 순결하고 고귀하게
다시 피어나는 하얀 목련을 바라보며
통곡합니다

먼 곳에 계시지만
지켜봐 주십시오
우리가 님이 그토록
열망하셨던 민주주의가

저 하얀 목련처럼
찬란하게 피어나는가를

<양민교 / 소아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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