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3월중순이후 아시안을 겨냥한 혐오와 공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아시안에게 침 뱉고 밀치고 구타하는 동영상을 수시로 보아왔다. 코로나19가 아시안으로부터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뉴욕시에서 히스패닉계 밀집지역인 코로나의 감염자수가 폭발적인데 비해 아시안 밀집지역인 플러싱은 뉴욕시 최저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안은 ‘바이러스’가 아니다. 실제상황이 이런데도 불구, 아시안은 미국내 곳곳에서 인종차별에 혐오범죄를 당하고 있다.
미국내 의사 18%, 간호사 10%가 아시아계인데 이들이 의료현장에서 욕설과 조롱, 진료거부를 당하고 있다. 20일자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내 아시아계 의료진들이 감염위험을 무릅쓰고 환자를 치료하는 와중에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혐오에 시달린다고 보도한 바 있다.
요즈음,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으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고 뉴욕시는 경제 재개를 앞두고 있다. 아시안의 얼굴을 한 우리들은 길거리, 공원, 수퍼마켓에 가는 것이 걱정이다. 지하철을 비롯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두렵다.
이에, 아시아계 연예인들이 SNS 캠페인 ‘ #WashTheHate’진행과 함께 아시안 차별문제를 지적하며 단합을 촉구하는 공익광고를 런칭했다. 30초 길이의 이 흑백광고는 한인배우 캐서린 해나 김을 비롯 아시안 배우들이 나와 최근 발생하고 있는 혐오범죄 피해자들의 고통을 공감해달라며 모든 커뮤니티의 단합을 호소한다.
뉴욕에 거주하는 한인도 ‘코로나 혐오범죄 그만! 혐오범죄를 처리하고 기소할 태스크 포스를 구성해 줄 것’을 백악관에 청원, 뜻있는 이들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다. 백악관은 30일내 10만명의 서명이 이뤄지면 청원 시작 60일 이내에 답변해야 한다.
인종차별은 이미 2,000년 전 시작됐다. 크리스티앙 들라캉파뉴의 저서 ‘인종차별의 역사’를 보면 ‘그리스인(로마인)과 이방인을 구분하는 고대말 그리스-로마 문명부터 인종차별의 역사는 시작되었으며 반유대주의가 형성되는 헬레니즘 문명 때를 본격적인 기원으로 봐야한다’ 고 한다.
그리스인들은 사람들을 두 분류로 구분, 한쪽은 태어날 때부터 그리스어를 하는 사람(헬레네스), 다른 쪽은 이방인은 브르(br) 라는 소리밖에 낼 줄 모른다고 이방인(barbare)이었다. 그리스 내부에서조차 한쪽은 자유인, 다른 한쪽은 여자와 아이, 노예로 차별했고 자유인은 오로지 성인남자였다.
미국에서 아시안 인종차별은 건국 초기부터였다. 아프리카계 흑인 시민권을 허용하는 귀화허용법(1870년), 중국인 이민과 귀화금지(1875년), 아시안 직업제한(1902년), 아시안 토지소유금지(1913) 법 등이 그랬으며 2000년대 들어 리얼아이디 법안 등 전체 이민자 커뮤니티를 향한 차별의 형태가 보인다.
미국에서 우리 한인들은 이방인이다. 시민권자라 해도 외모가 다르고 언어, 문화가 다른 곳에서 온 외국인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 외국인 혐오가 인종차별로, 혐오범죄로 가는 것은 순식간이다.
하지만,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이 순간인 코로나 시대에 인종차별이라니? 건강과 생계에 대한 위협 앞에서 인종차별주의는 결단코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그러자면 혐오범죄를 당한 아시안은 바로 대응하고 커뮤니티와 함께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
인종차별주의자는 날 때부터 그런 것은 아니다. 자라면서 환경이나 교육으로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냥 두면 인종차별은 계속 될 것이다. 그릇된 시각을 교육이나 법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 줄이려고 노력하면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1960년대 흑인해방과 인종차별 반대운동의 슬로건 ‘블랙 이즈 뷰티플‘처럼 코로나19 혐오범죄에 아시안이 타겟이 된 지금, ‘옐로우 이즈 뷰티플’ 캠페인이라도 벌여야겠다. 미국은 피부색과 머리카락, 다양한 인종이 특색이자 자랑인, 우리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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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