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대장군 항우는 한나라의 유방과 자신의 마지막 전투인 오강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어느 노인이 가르쳐준 길로 들어가면서 최후를 맞게 된다. 이때 항우는 자신의 최후를 앞두고 부하들에게 말하기를 “군사를 일으키고 8년 동안 70여 차례의 전투를 치렀고 자신을 가로 막던자 모두 죽거나 항복을 하여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는데 오늘 이렇게 되었구나! 내가 싸움을 잘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려는 것이다”라고 했다.
천하의 용맹한 장군들도 감히 항우 앞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쓰러지거나 도망쳤지만 아무런 힘도 없는 노인의 거짓 길 안내에 항우는 그렇게 어이없이 무너졌다.
천하대장군을 넘어지게 하는 것은 태산이 아니라 돌부리다. 중원역사에서 항우만한 전투능력을 가진 인물은 없다. 그러나 항우는 자기에게 저항했던 지역의 주민들과 항복한 자들도 자신의 전투에 걸림돌이 된다고 여겨 수십만이나 가차없이 죽여서 백성들의 원성을 샀다. 항우의 마지막을 안내한 보잘것 없는 노인이 바로 원망과 두려움의 민심이었다. 천하대장군 항우가 평상시 힘없는 백성들을 잘 보살폈더라면 한낱 노인의 잘못된 길 안내로 최후를 맞이하지는 않았을 지도 모른다.
1918년 발생하여 전 세계적으로 5,0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일명 스페인독감의 공포가 사라진지 102년만에 인류는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에 떨고 있다. 학자들은 계속되고 있는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인한 전염병 창궐에 대해서 경고를 해왔다. 팬데믹(pandemic), 전염병 대유행은 역사상 수많은 문명의 몰락을 가져왔는데 이중 상당수가 당시의 기후변화와 함께 진행이 되었다고 한다. 실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타난 것도 지구의 온난화 상황에서 특히 지난 2,3년 동안 춥지 않은 겨울 때문이라고 한다. 학자들은 지구 기온이 1도 올라가면 새로운 바이러스와 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바이러스가 더 많이 나타나고 감염률이 4.7% 올라간다고 한다.
기후변화는 단지 지구의 온도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를 깨우고 변형시키고 있다. 2015년 세계정상들이 모여서 파리기후협약을 하였지만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탈퇴하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코로나19 감염과 사망이라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전 세계 누구도 감히 미국 앞에서 큰소리 칠 수 없고 대적할 나라가 없는 무적 강국 미국이, 그저 불결한 위생과 낙후한 보건 시설을 가진 동아시아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무시했던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나라로 민낯을 보이고 있다. 우습게 여겼던 코로나로 미국의 시민들은 집안에 갇혔고 경제는 올스탑하여 3,200만 명이 실업자가 되었다.
맨날 으르렁 거리던 중국과 러시아도 아니고, 전 세계 최고의 위협이라고 목을 조르고 있던 북한의 핵도 아닌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에 미국이 휘청거리고 있다. 뿐만 아니다 세계 어디를 가든 선진국이라 콧대를 높였던 서구 선진국들이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고 모두 코로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코로나를 우습게 여기고 아시아인들을 욕하고 폭행하더니 막상 코로나에 대한 대응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 천하대장군이자 폭군이었던 항우에게 대적할 장수는 없었다.
그러나 보잘것 없는 노인 때문에 항우는 살아나올 수 없었다. 사실 기후변화의 주범은 미국과 서구 선진국이다. 그들이 마음대로 사용하는 에너지가 오늘날 급격한 기후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생각지도 못했던 바이러스가 어쩌면 2세기 가까이 번영한 서구문명의 몰락을 이끌지도 모른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런 중대한 갈림길에서 우리는 2020 미국 대선을 맞이하고 있다. 유권자 등록을 해야 한다, 선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반드시 찾아보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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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