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어린이 날, 어버이 날이 있는 가정의 달이다. 미국에서는 올해 5월10일을 어머니날로 지킨다. 영국의 문화협회가 세계 102개 비영어권 국가 4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Mother”가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아마도 이 대답은 어느 누구에게나 공통적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영국 수상을 했던 윈스턴 처칠도 ‘어머니’를 가장 위대한 스승이라고 했고,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도 ‘어머니’가 자기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우리가 어려서부터 자주 부르던 노래 ‘어머니의 마음’은 ‘나실 때 괴로움 다 잊으시고’로 시작해 ‘어머니의 사랑은 그지 없어라’로 끝나는 양주동님의 시를 이흥렬님이 작곡한 것인데, 일본 유학중이던 가난한 학생 이흥렬은 피아노가 없어서 음악공부를 포기하려 했으나, 노동을 마다한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고로 피아노를 마련할 수 있었고 음악공부를 계속했다는 비사가 있다. 이 노래의 가사처럼 ‘어머니’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희생적 사랑이다. 우리 세대의 어머니들은 누구나 마치 가족을 위해 희생하시려고 태어나신 분들처럼 이들에게는 끊임없는 집안일로 오락이나 취미생활, 또는 여행등은 전혀 관계가 없는 타인들의 용어였다. 한문의 好는 여인(어머니)이 자식을 안고 있는 형상인데, 아마도 이것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이 없기에 “좋다”라는 뜻을 가지게 되지 않았을까? 기독교인들은 이러한 어머니의 사랑을 통해 무조건적, 무제한적인 하나님의 사랑을 더욱 가깝게 느낄 것이다.
바로 얼마전에 워싱턴 포스트에는 희귀한 병을 가진 대학생 딸을 위한,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엄마의 희생적 노력을 담은 기사가 실렸다.
딸은 Phenylketonuria(PKU)라는 희귀한 유전 질병을 가지고 태어났다. 이 병을 가진 환자는 단백질에 포함되어 있는 Phenylalnine이라는 아미노산을 분해하지 못해 Phenylalnine이 체내에 축적되고, 편두통, 발달 장애, 간질등을 유발하고, 결국은 뇌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딸 출생후 며칠 후에 의사로부터 딸이 생전 들어 보지도 못한 이 병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비보를 들었고, 엄마는 대중에게 이 병을 알리고 치유를 위한 연구 활동을 도우려는 취지에서 일찍부터 여러 행사와 가족이 설립한 재단을 통해 꾸준히 연구 기금 모금 활동을 해 오다가, 올해 모금을 위해 좀 더 극적인 도전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여인은 눈과 얼음으로 뒤덮히고 차가운 강풍이 몰아치는 노르웨이에서 125마일을 스키로 횡단하는 도전에 성공하고, 이 도전으로 백만불 이상의 기금을 마련하게 되었다. 한 명의 스키 안내자와 같이 각각 80파운드에 달하는 짐을 썰매에 싣고 매일 저녁 차가운 빙판에 텐트를 치고 야숙하며 하루에 15마일 가까이 강행군하여 결국은 목적지인 Trondelag에 무사히 도착했는데, 이곳에는 이 희귀병을 처음으로 발견한 연구소가 있다 한다.
엄청난 체력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 이 도전을 위해 이 여인은 약 일년을 체력 단련을 위해 준비했는데, 평지에서는 큰 타이어 두개를 뒤에 끌며, 그리고 몬태나, 콜로라도, 버몬트 주의 험한 산악지대에서는 통나무를 실은 썰매를 끌며 하루에 적어도 4시간은 훈련을 계속했다니 그 사랑의 집념이 눈물겹다.
이 여인이 최종 목적지에서 드디어 결승선을 넘을때 엄마를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딸과의 극적 상봉은 얼마나 감격적이었을까? 이러한 엄마의 눈물겨운 희생적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이 병에 관한 연구와 치료약의 개발이 빠른 속도로 진전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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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효 / 약물학 박사,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