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는 완화조치 더 멀었다는데…” 애타는 한인들

2020-05-06 (수) 12:00:00 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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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주 차원 방침과 별도로 구체 시기 로컬정부가 결정

▶ 꽃 도매시장은 부분 오픈

“LA의 경제활동이 언제 다시 재개될 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영업을 못하는 피해를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드네요”

“빨리 봉쇄가 풀리면 좋겠지만 코로나 확산 위험이 여전하니 무리하게 문을 여는 것도 부담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한인 커뮤니티가 겪는 경제적 타격이 계속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주내 부분 경제활동 재개 허용 방침(본보 5일자 보도)이 발표됐지만 LA시와 카운티 지역에서는 당장 봉쇄령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한인 주민들과 업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LA시와 카운티 지역의 경우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은 가운데 ‘세이퍼 앳 홈’ 행정명령 해제가 주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히 늦게, 점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어서 향후 LA 지역 행정명령 완화 조치의 시기와 방법에 대한 한인들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뉴섬 주지사가 4일 발표한 경제활동 부분 재개 방침이 구체화되면 오는 8일부터는 LA시와 카운티 지역, 그리고 북가주의 몇몇 카운티들을 제외한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상대적으로 덜 심한 지역들에서는 비필수 업종들 가운데 의류와 완구, 서점, 가구점, 꽃집 등 일부 소매업소들이 업소 앞 픽업 허용 방식으로 영업 재개가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LA의 경우 여전히 가주 전체 코로나19 감염 및 사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번주 성급한 부분 해제가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게 에릭 가세티 LA 시장의 입장이다.

가세티 시장은 지난 4일 “현재의 세이퍼 앳 홈 행정명령 시행 기한인 5월15일이 돼서야 차후 완화 방법과 시기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고, 5일 가진 일일 브리핑에서도 “구체적인 완화 시기는 로컬 정부가 결정한다”며 “우리는 코로나19 위험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너무 성급하게 오픈할 수 없다”고 다시 강조했다.

가세티 시장은 다만 LA 다운타운의 꽃 도매시장은 이번주 마더스 데이를 앞두고 부분적 오픈 준비를 허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와 관련 한인 주민과 업주들은 답답함과 우려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 LA 지역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한 한인 업주는 “지난 2월 업소를 새로 시작했는데 불과 한 달도 안 돼 코로나 사태로 문을 닫게 돼 피해가 막심하다”며 “렌트비는 렌트비대로 내야 하는데, 새로 비즈니스를 시작해 정부 지원이나 실업수당도 받기 힘들어 문을 다시 열 수 있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LA 다운타운 자바시장의 의류업소들도 부분 영업재개 허용 시기를 기다리면서도,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경우도 많았다.


한인의류협회의 리처드 조 회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랜 봉쇄령으로 지쳐 답답함을 호소하는 것을 사실이지만 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찬반 논란이 있는 것 같다”며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으로서 업주들은 기본적으로 하루 빨리 영업 재개를 원하지만 동시에 위험을 무릅쓰며 무리한 재개는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연방 정부의 추가 실업수당까지 받고 있는 일부 직원들을 일터에 복귀시키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업주들도 있는 실정이다.

마당몰에 위치한 정육점 식당의 매니저 안수현씨는 “거의 두 달 가까이 정상영업을 못하고 있는데, 봉쇄령이 해제되도 과연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현재 상황이 ‘양날의 검’과 같다고 말했다.

<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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