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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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봄

2020-05-04 (월) 서윤석 / 워싱턴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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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 화창한 봄인데
이제 여기는 어른들의 땅이 아니다

빨간 머리 까만 새 돌아와
엉겅퀴에 앉아 앙칼지게 울고
푸른 잔디에는 햇살이 내리는데
바퀴에 짓눌린 자라는 검은 피를 흘렸다

심술 궂은 천둥 비바람에
우수수 떨어져 우는 꽃잎들
혹시 더 다칠세라 빗겨 딛는 산책길

저편 낯선 마을로
자루에 실려 가듯
아픈 무릎에 의지하며
줄줄이 떠나가는 어른들의 발

<서윤석 / 워싱턴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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