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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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년 봄

2020-04-30 (목) 주수남 / 중앙시니어센터, 문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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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년의 봄은 그렇게 망가져 가고 있네
잃어가는 세월의 그루터기 앞에
가둬놓은 공간의 빗장
언제쯤 풀리려나
육대주에 뿌려진 악마의 기침소리 여전하고
얼음장 밑으로 흘러가는
봄의 합창 멎은 지 오래
창살 헤집어 가며 살아가는
영어(囹圄)의 몸들은
역병에 시달리는 고향땅
여윈 목소리들 애닯다
텅 빈 거리엔 꽃 시샘 바람 세차고
못다 핀 목련
아련한 아지랑이 속으로 파묻혀가네

<주수남 / 중앙시니어센터, 문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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