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주 코로나 전파 1월 초부터 시작 추정”

2020-04-24 (금) 12:00:00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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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 베이 지역·실리콘 밸리서 훨씬 일찍 확산, 드러나지 않고 커뮤니티 내 전염에 큰 우려”

캘리포니아에서 치명적인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이 처음 보고된 것보다 훨씬 일찍 시작됐음이 알려지면서 드러나지 않고 소리 없이 진행돼 온 코로나19 전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초 캘리포니아에서는 코로나19가 확산된 크루즈 탑승객들이 북가주에 상륙하면서 유입된 케이스 또는 중국 방문 후 미국으로 돌아온 해외여행자 케이스에 의해 확산이 처음 시작된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이보다 훨씬 전부터 가주 내에서 커뮤니티 간 전염 사례들이 암암리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23일 LA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월초 중순 자택에서 숨진 북가주 샌타클라라 카운티 주민 2명이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1,4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치명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항체테스트 결과와 결합해 볼 때 미국 내 최초 감염집단이 밝혀지기 적어도 한달 전에 캘리포니아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2월6일 숨진 57세 샌호세 여성은 코로나19에 의한 미국 내 첫 번째 사망자가 되었고 두번 째가 2월17일 사망한 67세 남성이다. 당초 지난 2월28일 처음으로 코로나 사망자로 전해졌던 워싱턴주 커클랜드 50대 남성보다 3주 전에 발생한 사례이며 미국 내 첫 사망자는 이틀 앞선 2월26일 커크랜드 요양원에서 나왔다.

샌타클라라 카운티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난 3월6일 샌호세 자택에서 숨진 남성이 3번째 조기 사망자이며 LA타임스가 지난 4월11일자로 보도한 ‘바이러스 조기 확산의 징후’는 신빙성을 지닌다. LA타임스는 또 샌타클라라 카운티의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검사에 양성 반응을 보인 보조생활시설 카운티 거주자는 2월 중순 감염됐음을 알아냈다.

샌타클라라 카운티 사라 코디 보건국장은 “이는 빙산의 일각으로 당시 커뮤니티 전염은 어느 정도 상당한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밝히며 1월 초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파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같은 코로나19의 첫 발병 사례는 보건 당국이 크루즈 승선 혹은 미국으로 유입된 해외여행자에 의한 코로나19 감염에 중점을 두던 시기 이미 커뮤니티에 바이러스가 전파되고 있었음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다.

스탠포드대와 USC 연구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속도와 치명도를 이해하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활동을 추적하고 있다. 이 연구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 정부 당국이 ‘자택 대피’ 명령을 해제하는 시기 혹은 일상생활 재개 시점 결정에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제재가 해제되고 만약 두 번째 바이러스 확산이 발생할 경우 동일한 모델이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최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사례는 중국 우한에서 온 11명의 여행자들이고 이들 가족 중 6명이 캘리포니아 거주자였다. 캘리포니아의 첫 코로나 진단 사례는 지난 1월27일이었다. 연구진과 보건당국은 그 당시 바이러스가 이미 베이지역, 특히 실리콘 밸리를 통해 전파중이었고 이보다 몇 주 앞서 전염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샌타 클라라 카운티는 재택 대피 명령이 내린 최초의 6개 베이지역 중 하나다. 4월 한달 코로나19 항체검사에 양성 반응이 나온 샌타 클라라 카운티 주민은 약 3,300명으로 감염률이 당시 확진 사례보다 50~85배 더 높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샌타클라라 카운티 공동연구진으로 LA카운티 코로나19 혈청학 연구 권위자인 니제이 수드 USC 교수는 “사망자가 나왔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어 있음을 시사한다”며 “코로나19는 전염성이 높고 매 3~4일마다 두배가 된다는 건 확실하다”고 밝혔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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