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세상의 모든 것이 멈췄다. 그 중 마지막 보루라 생각한 학교 휴교 후 연일 이어지는 상상을 초월하는 교육계 새 지침은 스테이앳홈으로 필수업체 외 모든 직장과 사업체가 폐쇄된 만큼 충격적이다.
가주의 거대한 대학시스템인 UC는 올해, 내년 대학진학 입학전형을 파격적으로 바꾸고 졸업식도 온라인 가상 행사로 대체했다. 대학생들은 학기말 시험을 앞두고 캠퍼스와 기숙사에서 당장 나가야 했다. SAT는 취소됐고 ACT는 연기되었으며 AP는 집에서 시험을 본다.
지난달 16일 휴교령을 발표한 LA통합교육구는 휴교 연장을 거듭하다가 결국 이번 여름학기까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비슷한 시기 휴교령을 발표한 가주 각 교육구들이 새 테크놀러지로 무장한 온라인 학습으로 전환한다고 새 지침을 쏟아내던 지난달 중순, LA교육구 오스틴 뷰트너 교육감의 첫 발표는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그랩앤고(Grab and go) 푸드센터와 일하는 부모 대신 아동들을 돌보는 가족지원센터 설립이었다.
뷰트너 교육감은 가족지원센터에 지원하는 교직원들에게 급여 외 매일 100달러를 더 지급한다며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결국 가족지원센터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안전 문제로 진행되지 못했다. 대신 당초 계획한 그랩앤고 푸드센터를 20곳에서 60곳으로 늘리고 휴교한지 3일만에 설립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LAUSD 재학생은 50만명 이상으로 재학생의 80% 학생이 무료 혹은 할인 점심에 의존하고 있다. 그 중 많은 학생이 아침을 학교에서 해결하고 일부는 저녁식사도 교육구에 의존해왔다. LA교육구 학생 중 1만8,000명 학생은 홈리스 학생으로 교육구는 푸드센터가 휴교로 인해 세끼 식사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에게 음식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LA통합교육구가 휴교 이후 그랩앤고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제공한 식사는 700만개나 된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제가 갑작스러운 블랙홀에 빠져있는 지금 이 프로그램을 위해 450만 달러의 현금과 기부금이 모였다.
지난 9일 연방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실업자가 660만명에 이르고 실업수당 신청은 1,600만명 이상이다. 경제학자들이 실업률을 대공항 때 실업률 10%를 상회한 15%를 예상하는 가운데 누가 누구를 돕고 누가 사회의 약자이며 소외층인가를 구분짓기 어렵다.
이런 때 굶는 아동들이 만난 난세를 치세로 바꾸는 것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매일 무료 급식을 준비하고 나눠주고 무료 급식 자금에 기부를 아끼지 않는 숨은 영웅들이다. 후세에 코로나19 위기 속 삶과 죽음의 경계가운데서도 굶는 아동들을 돌보았던 숨은 영웅들의 따뜻한 손길이 역사 속에서 기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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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