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창] 자급자족하기
2020-04-07 (화) 12:00:00
권초향 (주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요즈음, 사람 사이를 멀어지게 만들고 여러가지 두려움과 많은 것들을 의심하게 만든다. 먹거리라고 예외는 아니다. 마켓에 보기좋게 진열된 상품들은
누구의 손길이 오고 갔는지 알 수 없어 불안하고, 마켓에 나오기까지 유통 경로 또한 보장받을 수 없다.
생각해보니 꼭 바이러스가 아니었어도 우린 항상 먹거리에 두려움을 안고 살아왔다. 돈을 더 지불하고서라도 유기농 식품을 선호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예전에 어르신들께서 소일거리 삼아 심고 키우던 농작물들을, 언제부터인지 많은 사람들이 조그만 땅이라도 사용할 수 있으면 농작물을 키우기 시작했다. 여러가지 과실 나무며 배추 파 토마토까지 뒷마당이 있는 집이면 한번씩은 다 도전해 봤을 것이다. 번거롭고 힘들어도 불안해 하지 않고 내가 직접 키워 안전하게 먹거리를 마련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나를 비롯해 불안한 이 상황에는 아쉬우나마 작은 화분에라도 뭐든 심어서 먹고 싶은 심정이다.
자급자족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다.
사실 산업혁명 전에는 필요한 모든 것들을 자급자족하며 살아왔었다. 자급자족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자신에게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스스로 생산하거나 충족시키는 일’이라고 쓰여 있다. 마스크와 세정제가 부족해지니 만들어 사용하며, 먹거리 또한 직접 재배하기 시작한 것을 보니 이미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1차도 아닌 4차 산업혁명을 경험한 우리는 한 개인 개인이 스스로 모든 것을 자급자족할 능력을 잃었다. 한가지 재료만 없어도 우린 완제품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희망이 없진 않다. 자신에게 필요한 재화를 스스로 생산해서 충족시키는 상태도 자급자족이기도 하지만, 한 개인, 혹은 한 마을, 하나의 공동체, 더 나아가서는 하나의 국가가 그 집단 내에서 모든 재화나 용역, 서비스 등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상태를 자급자족적인 상태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개인마다 가진 자급자족의 능력들을 더불어 서로 나눌 수만 있다면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생겨도 우린 두려움에 떨지 않으며 잘 지날 수 있을 것이다.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초기의 자급자족 상태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자택대피령을 연장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지만 두려움보다는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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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초향 (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