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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성공과 실패

2020-03-25 (수) 장재웅 / 워싱턴 하늘비전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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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성공하기를 원한다. 성공한 사람들이 인정받고 대우받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목회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성공 지향적인 지도력(success-oriented leadership, 강하게, 높게, 많이)과는 다르다. 진정한 목회지도력은 성공 이데올로기(ideology)보다 사람들이 지도자를 따르게 하는 성품(character)과 연관된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희생적으로 섬기는 종 ‘둘로스(Doulos)’으로서,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는 마음 ‘파토스(Pathos)’에서, 공의를 수행하고자 애쓰는 마음 ‘에토스(Ethos)’에서, 말씀 ‘로고스(Logos)’에 대한 순종에서 나온다. 자기를 과시하기 위한 목회에는 늘 비난이 따르지만 과시가 아닌 4가지의 모습(Doulos, Pathos, Ethos, Logos)이 지도자의 이미지로 굳어질때 비난은 저절로 사라지게 될것이다.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였던 모세가 백성들을 이끌고 가데스 지역에 도착했을때 또 다시 물 때문에 백성들의 원망을 듣게 된다. 출애굽 초기에 르비딤에서 이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었는데 40년이 지난후 또다시 똑같은 문제가 생긴 것이다. 백성들의 원성과 불평에 지칠대로 지친 모세가 지팡이를 들어 반석을 두번 내리쳤다. 하나님은 분명히 ‘명하여 물을 내게하라’고 말씀하셨건만 모세는 자신의 혈기로 반석을 내리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늘하고 시원한 생수가 반석에서 폭포수와 같이 쏟아진 것이다. 그 순간 백성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인간적인 시각으로 보면 모세의 사역중 가장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의 갈증이 해소되었고 모세의 능력 또한 다시 한번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야말로 모세는 되돌릴 수 없는 실패의 나락으로 추락하는 순간이었다. 이 일로 하나님을 대면하였던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 모세는 영원히 약속의 땅인 가나안을 밟지 못한채 느보산에서 그 땅을 바라보며 세상을 떠나야만 했다.


목사의 성공이란 교회예산이 늘어났다고 교인 몇 사람이 더 모였다고 교회 예배당을 크게 건축했다고 성공한 것이 아니라 좋은 성품을 갖고 얼마나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 가느냐에 달려 있다. 이것은 끊임없는 내면의 싸움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다.
베스터셀러인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저자인 짐 콜린스(Jim Collins)는 자신의 성공관을 “인생의 궁극적인 성공이란 당신의 배우자가 해가 갈수록 당신을 더욱 좋아하고 존경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목사의 성공과 실패는 교인 숫자와 예산규모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다. 전혀 세상의 기준과 논리에 부합되지 않아도 목사의 성공은 교회의 양적인 성장여부에 관계없이 그가 소명을 받고 좋은성품을 갖고 변함없이 목회사역을 감당하고 있다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다.

목사의 성공은 부르신 곳에서의 ‘소명의 삶’이다. 시대가 물량적인 것을 기준으로 삼는 이 때 진실한 성품(둘로스, 파토스, 에토스)과 말씀(로고스)을 재산으로 소명적인 목회사역을 일구어갈 때 하나님은 최상의 길을 준비하신다.

<장재웅 / 워싱턴 하늘비전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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