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이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심각한 의료물자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 등은 이날 의료물자 부족 사태를 미국의 옛 개척시대의 '거친 서부'(wild west)에 빗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행동하지 않으면 코로나19 희생자는 더 나올 것이라고 압박했다.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방물자생산법에 따라 기업들이 의료물자를 생산할 수 있도록 대통령이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주 정부가 의료물자 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의료물자의 공급과 구매를 당분간 국유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는 CNN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 보호장비를 구매하느라 지방정부끼리 서로 경쟁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저기 바깥은 황량하고 거친 서부"라며 "경쟁 때문에 (가격이 올라) 개인 보호장비를 사는데 돈을 더 내야 하는 지경"이라고 전했다.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주지사는 ABC방송에서 "우리는 준비가 안 됐기 때문에 희생을 더 치를 것"이라며 연방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뒤늦게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NBC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군(軍) 의료 요원 동원을 거듭 촉구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 동원의 명령을 내려야 한다. 대통령은 뉴욕시 출신인데도 고향을 도우려 노력하지 않는 것 같다"며 "대통령이 행동하지 않는다면 죽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사망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민주당 소속 지방정부 수장들이 잇따라 비판 발언을 쏟아내자 트럼프 대통령은 '남 탓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가짜뉴스를 공유한 프리츠커 주지사와 다른 소수의 주지사 그룹은 자신의 결점을 연방정부의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프리츠커 주지사는 다시 트위터에 글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은) 뒷좌석에서 짜증 내지 말고, 국가적인 코로나19 대응이나 이끌라"며 "트위터에서 손을 떼고 당신 일을 하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