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업들의 부채가 무려 75조달러에 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악화할 경우 전 세계 경제가 큰 위기를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AP통신은 12일 국제금융협회(IIF)를 인용해 전 세계 기업들의 은행 대출과 채권발행 등을 포함한 부채 규모가 현재 75조달러로 2005년의 32조달러의 2배를 훌쩍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IIF는 유럽, 미국, 일본 등의 주요 민간은행들이 1983년 설립했으며, 채무국의 금융, 경제 정보를 분석해 가맹은행들에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금융사를 제외한 일반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미국이 9조6,000억달러고, 전 세계적으로 13조달러에 이른다.
전 세계 기업들이 발행한 13조달러의 회사채 규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2배다. 중국 기업들만 보면 회사채 발행 규모가 2008년 거의 제로 상태에서 최근 5,900억달러로 치솟았다.
문제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경우인 동반 침체에 빠지게 되면 부채 상환 압력을 받은 기업들의 대규모 정리해고와 투자 지연, 비용 절감, 파산 등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경제 하강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들은 지난 10년간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과도하게 부채를 늘렸고, 그 과실을 고용 창출이나 투자확대보다는 주주 배당 증가와 자사주 매입 등에 흥청망청 사용했다.
이로 인한 압박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회사채의 상징적인 기업이었던 유통업체 메이시와 식품회사 크래프트 하인즈의 채권이 최근 정크본드(저신용등급 채권)로 강등됐다. 기업들은 과거 매달 평균 수백억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해왔으나, 코로나19 공포가 확산한 이후인 지난 2월 말부터 이런 흐름이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