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겁에 질린 세계 금융시장 ‘블랙 먼데이’

2020-02-25 (화) 12:00:00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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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석/뉴욕증시 급락
코로나 영향 본격화 우려, 경제 전반에 불안감 확산

▶ 금값 치솟고 유가는 하락…미 국채수익율도 떨어져

겁에 질린 세계 금융시장 ‘블랙 먼데이’

뉴욕 증시가 사상 세 번째로 하루 세 자릿수 급락한 2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들이 폭락하는 지수에 경악을 금치못하고 있다. [AP]

겁에 질린 세계 금융시장 ‘블랙 먼데이’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는 팬데믹(대유행병)이 될 것이라는 공포감에 24일 세계 금융시장이 ‘블랙 먼데이’를 맞았다.

24일 투자자들은 코로나19가 금융시장에 미칠 부정적 여파를 우려, 위험자산인 주식을 투매하고 안전자산인 미국의 국채와 금으로 몰렸다. 그 결과 뉴욕 증시는 하락했다. 반면에 안전자산인 금값 등은 크게 상승했다. RJO 퓨처스의 밥 하베르코른 수석 시장 전략가는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를 인용해 “현재 시장은 겁에 질려 있다”고 말했다.


■‘경제는 심리’ 원칙 다시 한 번 확인

이날 뉴욕 증시를 포함, 세계 금융 시장이 일제히 급락한 것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경제는 심리’라는 원칙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얼어붙은 각종 투자와 소비 심리가 실질적인 경제지표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로나 19로 인해 관광, 항공, 무역, 제조 등 경제 전반에 걸쳐 둔화 및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 또 세계 IT 산업의 핵심 거점인 한국, 경제 3위 대국 일본 등 3개 국가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된 것이 투자자들을 급격히 불안하게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그동안 상대적으로 코로나 사태에서 비껴갔으나 이제는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뉴욕증시 폭락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소비가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가운데 관광과 항공, 무역과 IT 산업 타격은 고용 하락과 소비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이 치솟는 반면 국제유가는 소비 감소 우려에 급락하고 있다. 한국 원화를 비롯, 달러를 제외한 대다수 통화 가치는 급락하고 있는 것이 이같은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래리 베네닉트 오퍼뉴니스틱 트레이더 최고경영자는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이 멈춰섰다”며 “뉴욕 증시가 향후 10~15% 정도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코로나 사태, 뉴욕 증시에 본격적인 영향


특히 그동안 사태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던 뉴욕 증시가 제대로 된서리를 맞았다. 다우 지수는 전날 대비 무려 1,031.61포인트(3.56%) 하락한 2만7,960.80으로 거래를 마쳤다. 2018년 2월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다. 뉴욕증시가 하루 세 자릿수 폭락하기는 지난 2018년 2월 5일(-1,175.21포인트), 2018년 2월8일(-1,032.89포인트) 이후 세 번째다. <도표 참조>

S&P 500지수는 111.86포인트(3.35%) 내린 3225.89를 기록했다. 역시 2018년 2월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다. 나스닥 지수도 355.31포인트(3.71%) 밀린 9221.28에 장을 마감했다. 2018년 12월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다.

유럽에서도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의 FTSE 100은 전날보다 3.34% 하락했다. 프랑스의 CAC40지수는 전날보다 3.94% 내렸다. 독일 DAX 지수도 4.01% 급락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STOXX50지수도 4.01% 밀렸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의 코스피가 3.87% 하락하며 검은 월요일을 선도했다. 중국의 상하이증시는 0.28% 하락에 그쳤고, 일본의 도쿄증시는 일왕 생일로 휴장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2016년 이후 최저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의 수익률(금리)은 하락했다. 국채수익률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016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국채 수익률 하락은 국채 가격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이날 10년 만기 재무부 수익률은 11.6bp(1bp=0.01%p) 하락한 1.3538%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1.352%까지 하락하며 2016년 여름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해 7월6일에 기록한 1.321%에 거의 근접한 결과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0.7bp 내린 1.2435%를 기록해 2017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3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3bp 내린 1.546%를 기록했다. 이로써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수익률이 장기물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의 격차가 더 확대됐다. 이는 앞으로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전조로 간주된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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