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송산책] 여성 팬의 심금을 울린 베스트 10 - 9위 Release Me(노래: Engelbert Humperdinck)
2020-02-21 (금)
정태문
‘난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하지 않으니 제발 나를 풀어 주세요. 거짓된 사랑을 하는 것은 바로 죄를 짓고 사는 것과 같은 것. 내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도록 이만 가게 해주세요. 전 이제 새로운 연인을 만났어요. 그의 옆에 항상 있고 싶어요. 그의 입술은 따듯하지만 당신의 것은 차거운 느낌이예요. 그러니 더 이상 나를 잡지 말아 주세요. 나의 인생을 더 이상 허비하는 것은 곧 바로 죄를 것과 같은 것이니까. 제발 나를 풀어 주세요. 내가 새로운 사랑을 시작 할 수 있도록. 나에게 더 이상 집착하는 것은 바보 짓 이지요. 왜냐하면 난 더 이상 당신을 사랑 하지 않으니까요. 그건 우리 모두에게 고통이니 제발 나를 풀어 주세요’
이 노래는 1949년 ‘Eddie Miller’ 와 ‘Robert Yount ’ 가 공동으로 작사작곡 했으며 4년 후 ‘Jimmy Heap & The Melody Master’ 가 처음으로 레코딩했다. 그런 후 ‘Patti Page’ , ‘Ray Price’, ‘Kitty Wells’ 등의 칸츄리 가수들이 1950년 대에 즐겨 불렀다. 1960년대에 접어 들어서도 ‘Every Brothers ’,‘Jerry Wallace’,‘Dean Martin’ 등도 가세하여 발표했다. 허나 오직 미국내에서만 알려졌을 뿐이었다. 이 노래를 결정적인 성공으로 이끈 가수는 ‘Engelbert Humperdinck’이다. 1967년 발표하여 한국 뿐만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았다. 그는 이 노래 발표 전까지는 거의 무명의 가수였다. 이 노래 성공으로 그는 ‘A Man Without Love’, ‘Am I That Easy To Forget’, ‘The Last Waltz’, ‘There Goes My Everything’등의 힛트 송을 연이어 발표하여 1960년 후반부터 1980년대까지 동료인 ‘Tom Jones’ 와 함께 가장 성공한 영국 출신 솔로 가수로서 활동했다.
국내에서는 이 노래가 한동안 잠잠하다가 1970년들어 다시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 이유는 한 여자의 죽음이 이 노래를 다시 팬들이 관심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1970년 3월 17일 밤 11경 교통사고로 가장한 한 여자의 암살 사건이 제 2 공화국 전체를 흔들었다. 그녀의 이름은 정인숙. 이 사건에 관련된 인물은 약 20명 이상 있었는데 모두가 한국의 권력 중심에 있는 인물이었다. 그녀가 살해되기 직전 타워 호텔 나이트 클럽에 있었는데 그날 밴드 리더에게 ‘Release Me’ 를 계속해서 신청하여 들려주었다. 나이트 클럽 밴드들은 한번 연주한 노래는 그날 두 번 하지 않는 룰이 있는데 왜 그날 저녁 몇 번이고 같은 노래를 반복해서 불러 주었는지? 의문이 든다. 여하튼 그날 사건 이후 이 노래는 방송계에서는 ‘인숙이의 노래’ 로 불리웠다. 이 소문이 퍼지자 이 노래가 다시 여성팬들의 관심을 일으켜 애창곡이 되었다. 정계 고위층이 연루된 이 사건은 지금까지도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그녀의 3살난 아이의 아버지가 누군인지? 세인의 관심사였다. 그 당시 나훈아의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 개사되어 시중에 전파되고 있었다. ‘아빠가 누구냐고 물으신다면 XXX 의 누구라고 말 하겠어요…’ 당연히 나훈아의 이 노래는 금지곡으로 지정되어 방송 전파를 한동안 타지 못했다.
‘Engelbert Humperdinck’ 는 남성 팬들보다도 여성팬들이 훨씬 많은 가수였다. 이국적인 용모와 묵직한 바리톤의 음성이 여성팬들을 매혹시켜80세가 훨씬 지난 지금까지 왕성하게 활동 하고 있다. 무명 가수로서 활동하던 시절 룸 메이트로 함께했던 ‘Gordon Mills’를 만나 본격적으로 프로 세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Gordon Mills’ 는 그 당시 ‘Tom Jones’ 의 매니저도 맡고 있었다. 첫 번째로 매니저가 한 일은 이름부터 바꿔 준 것이다. 원래 그의 본명은 ‘Arnold George Dorsey’ 였다. 인도에서 태어난 그는 부친을 따라 본국인 영국으로 돌아와 가수로서 길을 걸었다. 그런 중 1958년 Decca 레코드 회사의 도움으로 첫번째 노래인 ‘ I’ll Never Fall In Love Again‘을 발표했으나 반응은 차가웠다. 설상가상 으로 결핵이란 병까지 얻어 가수 활동을 접어야했다. 그런 힘든 생황을 겪은 후 레코딩한 ’Releaese Me‘ 가 그의 인생을 바꿔워 주었다. 왜 한국 여성 팬들은 그의 이노래를 그렇게 즐겨 들었을까 ? 그것은 그의 묵직한 바리톤 음색의 터치와 한 사람의 속박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랑을 갈망하는 여자의 심리가 잘 어우러져 감성적인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은 원인이 아닌가 필자는 추측해본다.
<정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