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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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2020-02-19 (수) 김인식 /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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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암역 입구
까치 한 마리가
몇 안 되는 홍시 좌판대로
쏘듯 내려앉았다
놀란 할머니 불에 데인 듯
텅 빈 전대를 움켜쥐었다

그 절실한 눈빛이
좌판에 머무는 동안
끌어안듯 팔 휘젓던 할머니
감나무 그늘 아래 목을 빼어 물고
가을해 기울도록 서성이던
어린 육남매를 보았다

햇살 가린 미세먼지에 눈이 아린데
삭정이처럼 굳은 손
발간 홍시 하나 골라 까치에게 간다

터진 손톱 밑
함께
붉다

<김인식 /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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