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합과 단결이 필요한 지금

2020-02-18 (화)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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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수선하다. 지난 연말 내내 세계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주식 시장이 출렁거렸다. 그러면서 최강국 미국의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이슈가 전 세계의 눈을 고정시켰다. 그러다가 갑자기 중국의 우한이라는 도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대공습은 우한을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삽시간에 퍼져나가면서 전 세계를 공포에 빠트리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우한에서 공포에 떨고 있는 자국민들을 전세기를 동원해서 철수시켰고, 중국에서 도착하는 비행기마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대 바이러스 전쟁을 치르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 코로나19의 발병 두 달도 되지 않아서 1,300여명이 사망했고 5만9,000여명이 감염되었다고 한다. 정말 감염 속도가 빠르다. 특히 교통수단의 발달로 인해 삽시간에 퍼지면서 전세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포에 빠지고 있다.

인류역사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이다. 인간들끼리의 전쟁보다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훨씬 더 많은 인류가 죽었다. 기원전 1160년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6세가 천연두로 사망했다는 기록부터 1979년까지 무려 5억명 이상이 죽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 다음 1918년 여름부터 2년 동안 스페인 독감으로 5,000만명 가까이 죽었다.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지 않았던 스페인 언론이 집중적으로 다루어서 스페인 독감이지 시작은 미국의 시카고였다.


그 다음은 유라시아 최강의 정복자인 몽골군의 진군과 함께 번져 나간 흑사병이었다. 이 전염병의 시작은 중앙아시아였지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유럽으로 2,500여만의 유럽인들이 죽었다. 어느 때에는 하루에 500명~600명이 죽기도 했다. 이런 떼죽음의 원인은 불결한 생활환경이었지만 유럽인들은 흑사병에 대한 원인을 유대인이라 규정하고 수많은 유대인들을 처형하는 야만적인 인종차별 행위를 자행하였다.

현대에 와서도 이런 전염병은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에이즈, 에볼라 바이러스, 뎅기열, 말라리아는 이제 인류를 괴롭히는 만성적인 전염병이 되었다. 인류는 전염병과의 싸움을 통해서 의학을 발달시켰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들의 발전은 늘 인류의 의학을 앞서고 있다.

그러나 인류에게는 전염병보다 그것이 몰고 오는 공포심이 더 큰 문제다. 전염병,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해서 공포에 휩싸이면 이성을 잃어버리고 자포자기 하거나, 남에 대한 원망을 하거나, 약자에 대한 분풀이 성 공격을 하면서 질서를 파괴하고 인간성까지 파괴한 불행한 역사를 우리는 알고 있다. 관동 대지진의 공포에 휩싸인 일본인들이 지진의 이유를 조선인들에게 돌리고 무차별 학살한 사건을 우리는 잊을 수 없다.

우리가 싸워야하는 적은 인류를 괴롭히는 바이러스다. 그런데 힘없는 약자에게 분풀이 하고, 바이러스의 피해를 먼저 당한 집단에 대한 차별이 일어나고 있다. 또한 이런 사태를 이용해서 특정 집단의 이익 실현을 위해서 선동하는 세력들도 있다. 오히려 인류를 위협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공격을 최전방에서 방어하고 싸우고 있는 이들을 응원하여 그들이 꼭 승리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아직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지 않고 있는 인류가 더 안전해지는 것이다.

특히 다인종 다민족 연합사회인 미국에서 이런 사태로 인해서 우리와 같은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 행위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힘없는 소수는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차별 당할 가능성이 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공권력과 정치권이 우리를 보호하게 하는 것은 유권자 등록과 높은 투표 참여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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