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은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해이었다. 나는 그분이 대통령 후보시절 당시 소위 야당이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 당시 전두환이 금고를 열어 그에게 몇 억을 주었는데 그에 대해서 세금 냈느냐 하는 질문정도가 아니라 5.16이 혁명이냐 아니냐, 유신이 독재냐 아니냐 하면서 그에게 던진 질문은 질문이 아니라 박 후보를 곤경 속으로 몰고 가고자 한 것이었고, 종국에는 박 후보에게 당신도 친일이냐, 미국의 종속이냐 하면서 이념논쟁으로 확대되었기 때문에 기억이 새롭다.
박 후보는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친일 운운은 표면상의 것이었고 좌파세력이 북한의 주체사상을 남한에 심으려고 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박 대통령은 차세대 학생들의 좌경화를 막고 나름대로 올바른 국가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곧 국정교과서를 시행하려고 했었다.
결과는? 박근혜 정부가 너무나 순진했나? 박정희 시대로 알았나? 전교조가 장악하고 있는 학교를 박 대통령의 의도대로 될 것이란 기대는 마치 달걀로 바위를 쳤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결과는 전교조 반대는 물론 만 명이 넘는 대학 교수들의 국정교과서 반대서명 해프닝만 생겼고 결국 박 정권이 항복을 했다. 그리고 오늘날 열 개가 넘는 역사교재가 출간되고 있고 중, 고등학교에서 역사 교과서 채택은 전교조 소속 선생들이 자기들 입맛에 맞는 책을 채택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교과서로 배운 학생들이 사회 각층에 진출하여 이제는 중추적인 젊은 세대가 되었고, 그들이 좌편향이 아니라 북한의 주체사상에 길들여 있다고 생각된다.
얼마 전에 국립박물관에 들른 적이 있었는데 내가 북한의 전시장에 왔나 할 만큼 경악스러웠다. 연대기를 쓴 벽에 근 현대에 이르러서는 시대의 변천을 ‘평등사회에서 계급사회로’ ‘대중의 등장과 성장’으로 되어 있어 이는 마치 북한의 게시판을 보는 기분이었다.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 나는 흔히 쓰는 말 ‘야단치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올케가 더 밉다’라고 하는 말 하나가 떠오르며 가슴이 답답해진다. 현재의 종북 세력이 남한 국민정서에 파고 들어갈 수 있게 한 큰 원인 제공의 사람들이 누구냐 하면 소위 자칭 재야 역사학자들이다. 그분들이 종북 세력을 기생충이라면 기생충의 숙주이겠고, 어쩌면 그들이 광대 춤을 추게 판을 깔아준 사람들이다.
소위 재야 역사학자란 분들은 역사를 진실이냐 거짓이냐란 과학의 눈으로 보는 것보다 역사를 인식의 프리즘으로 자주와 민족을 보았다. 이는 일제의 독립항쟁 당시 탄생한 단재 신채호 선생 같은 분들로부터 탄생하였기에 숙명이기도 하다. 그런데 바로 그 자주와 민족이란 단어는 북한정권의 건국과 통치의 선전과 구호의 단어와 일치했다. 당연한 결과로 소위 재야역사학자들은 남한의 주사파 같은 무리들로 하여금 소위 주체사상이란 아스팔트를 깔게 했고, 종북 세력이 남한을 점령해 버리도록 자의였던지 무의식이던지 부역을 한 꼴이 되었다.
재야 역사학자란 분들은 이제 역사를 폐쇄적인 애국이 아니라 과학으로 보는 지극히 상식적인 자세로 돌아와야 한다. 그리고 소위 강단 친일학자들을 실증주의 역사학자로 정당하게 대접하고 논리적으로 대응하고 그분들의 잘못된 역사해석이 있으면 당당히 학술적으로 과학의 눈으로 논리를 전개해야 할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북한의 주체사상이니 어쩌니 하는 종복에서 벗어나고 또 그들을 위한 부역을 하거나 기생충 같은 그들의 숙주노릇 같은 행위에서 벗어나야 한다. 여지 껏의 행위 그것이 의도적이었던지 무의식적이었던지 말이다.
페이스 북, 유튜브 같은 SNS을 열면 자칭 재야역사학자들의 민족, 자주, 애국으로 착색한 황당한 역사가 아닌 국사가 홍수를 이룬다. 이래서는 안 된다. 오죽하면 법륜스님 같은 분도 “지나친 민족주의 하면 폐쇄국가 된다.”라고 했겠는가. 애국과 민족의 국사공부 그만하고 역사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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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 문인/ 맥클린, VA>